앙드레 지드André Gide(1869~1951)
법학교수인 아버지와 부유한 사업가 집안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드는 엄격한 청교도적인 교육을 받으며 자라났다. 소르본 대학에 등록하나 학업은 중단한 채 문학 창작에 전념한 지드는 1890년 첫 소설 『앙드레 왈테르의 수기』를 출간하고 말라르메를 만나 ‘화요회’에서 예술가들과 친교를 쌓으며 문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20대 중반에 떠난 아프리카 여행에서 지드는 동성애를 경험하는 등 육체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새로 인식하게 되는데, 이 여행을 기점으로 소심한 청교도적 청년에서 과감하고 윤리의 구속에서 벗어난 인물로 돌변한다. 이후 종교적 도덕과 본능이라는 상반된 내적 욕구로 갈등을 겪으며 이러한 고민의 일면들을 작품화한 『지상의 양식』『배덕자』『좁은 문』『코리동』등을 발표했다.
1908년에는 몇몇 문인들과 문예지 『누벨 르뷔 프랑세즈N.R.F.』를 출간해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등 프랑스 문학을 쇄신하려는 목소리를 주도했으며, 1925년에는 그가 유일하게 ‘소설roman’로 지칭한 『위폐범들』을 발표함으로써 종래의 소설 관념을 타파하고 새로운 형식과 구성을 시도했다. 이 작품 이후 자아의 문제에 집중되었던 본격적인 문학 활동은 접고 사회로 눈을 돌린 지드는 『콩고 기행』『차드 기행』을 써서 프랑스 식민 정책의 착취 형태와 원주민들의 고통을 고발했으며, 소련을 방문하고 『소련 기행』을 출간하기도 했다.
『도스토옙스키론』을 비롯한 외국문학과 프랑스 문학에 대한 활발한 비평 활동을 펼쳤고, 평생 써온 『일기』와 자서전 『한 알의 밀이 죽지 않는다면』을 출간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1947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51년 82세를 일기로 지병인 폐충열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