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스 카네티 소설가

불가리아 루세에서 스페인계 유대인 사업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6세 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으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후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빈 대학에서 화학 전공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나 철학과 문학에 대한 열망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다양한 언어에 능통했으나 평생 독일어로만 작품을 썼으며 장편소설 『현혹』(1935)과 대표작 『군중과 권력』(1960)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나치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 이후 영국으로 망명해 영국에서 지내던 카네티는 만년에 이르러 어린 시절의 낙원이었던 취리히에서 주로 지내며 자서전 집필을 시작한다. 1977년 1권 『자유를 찾은 혀-어느 청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생전에 3권까지 출간했으나, 1994년 영면에 들면서 사후에 출간된 4권을 마지막으로 5부작으로 계획했던 자서전은 미완으로 남았다. 카네티의 자서전은 자신의 삶의 의미들을 꿰어 엮듯 밝은 면뿐 아니라 실패와 불화를 포함한 순간들을 포착해 작가 카네티의 정신적 삶의 형성을 보여준다. 또한 그의 자서전은 20세기에 대한 하나의 증언이며, 그의 필력과 더불어 하나의 거대한 문학작품으로 남았다.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 넬리 작스상, 프란츠 카프카상 등 세계적인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으며, 1981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