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 소설가

1811년 인도 캘커타에서 동인도회사의 부유한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네 살 되던 해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자 어머니는 그를 영국 본국의 기숙학교로 보냈다. 이후 17세에 케임브리지에 입학했으나, 어려서 부모와 헤어져 엄격한 기숙학교에서 성장하면서 입은 마음의 상처로 학문보다는 도박과 사교계에 관심이 더 많았다. 법학을 공부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했고, 성년이 되어서는 상속받은 아버지의 유산을 탕진한 뒤 유럽 전역을 방랑했다. 파리에서 미술 공부를 했으나 화가로서도 빛을 보지는 못했다. 그 무렵 아일랜드 여성 이사벨라 쇼와 결혼해 세 딸을 낳았으나, 둘째 딸이 병으로 죽자 아내가 정신 발작을 일으켜 평생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남은 두 딸의 양육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문필 활동에 전념한 새커리는 주로 여행기를 잡지에 연재하면서 점차 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됐다. 1844년 첫 장편소설 『배리 린든의 행운』의 연재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을 출간하면서, 찰스 디킨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작가로서 영국 문단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특히 『펜더니스 이야기』 『영국의 속물들』 『허영의 시장』 『헨리 에스먼드』는 영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날카롭게 묘사한 사실주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뉴컴가』 『신사 배리 린든의 회고록』 『버지니아 사람들』은 전쟁과 시대상을 사실적, 풍자적으로 그려낸 뛰어난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863년 52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