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출생의 시인. 일생 동안 70여 개의 이명(異名)을 사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글을 다양한 문체로 썼다. 대표적인 이명으로는 알베르투 카에이루, 리카르두 레이스, 알바루 드 캄푸스 등이 있다. 의붓아버지가 영사로 근무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7세에 혼자 돌아와 리스본 대학교 문학부에 들어가나 곧 그만두고 이후 무역 통신문 번역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1912년 『아기아』에 포르투갈 시에 대한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했고, 1915년 포르투갈 모더니즘의 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실험적인 잡지 『오르페우』를 창간하여 편집자 겸 필자로 활동했으며, 직접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영어로 쓴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그러나 생전에 포르투갈어로 출간된 책은 시집 『메시지』(1934년) 하나뿐이다. 이어 페소아는 수년간 적은 단상을 모은 『불안의 책』을 출간하려 했으나 실현하지 못하고, 이듬해인 1935년 47세의 나이에 간경화로 생을 마쳤다.
사후에 엄청난 양의 원고들이 발견되었는데, 그중 페소아가 생전에 구체적으로 출판을 계획한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인『시가집』은 페소아 본명으로 서명된 시들로 엮여 있다. 오늘날까지도 여러 언어로 분류와 출판 작업이 진행 중인 페소아는, 포르투갈 문학이 세계 문학사의 한 장을 차지하게 한 작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