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의 새로운 주기에 대한 선명한 예감!”
불온하고 매력적인 열한 편의 목소리
한국문학의 끓어오르는 젊은 열기를 담다!
문학과지성사가 2010년부터 제정·운영해오고 있는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다. 수상작과 후보작 등 총 11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린 『제4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과지성사, 2014)이 출간됐다.
*2010년 봄, <웹진문지> 오픈과 함께 시작된 ‘웹진문지문학상’은 2013년 초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 블로그와 함께 통합되면서 올해부터 ‘문지문학상’으로 개칭되어 그 운영을 이어간다.
문학 제도가 기성의 ‘문학적인 것’을 보존하려는 장치가 ‘문학상’이라면, ‘문지문학상’은 그것에 충격을 가하려는 기이한 문학상이다. 심사위원들은 「심사 경위」를 통해 제도적 인준의 관례화가 빚어낼 수 있는 피로나 권태에 첨예하게 맞서는 동시에 세계와의 긴장을 언어와 텍스트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활성화시키는 작가들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했던 취지를 밝힌다.
언어의 세계, 세계의 언어와 꾸준히 분투하는 열한 명의 젊은 작가들!
수상자 박솔뫼를 비롯해 윤이형‧구병모‧김성중‧김미월‧윤해서‧김솔‧조해진‧황정은‧김엄지‧기준영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문지블로그> ‘이달의 소설’에 작품을 올리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으로 지목된 신예들이다. 등단 10년차 이하의 신진 작가들인 이들은 각자의 작품을 통해 전위적이거나 섬세하거나 묵직하거나 발랄한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세계를 열어 보인다. 현실에 대한 환멸과 절망, 가능 세계 모색의 난망, 이야기 출구에 대한 수사학적 곤혹 등과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들이 격렬하게 맞씨름하고 있는 현장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상작인 단편 「겨울의 눈빛」은 고리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황폐화된 부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최근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승인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요즘, 묵시록처럼 다가오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단지 환경 재난 소설로만 보기는 어렵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이 소설에 대해 “스스로를 ‘병맛세대’ 혹은 ‘잉여세대’라 여기며 모멸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젊은 세대들의 허무 감각이 단연 돋보”인다고 평하며 “재산의 상상력과 관련한 거대 담론보다는 재난의 상황에 가까운 젊은 세대의 속절없는 운명에 대한 자잘한 미시 담론이 인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평등한 공동체를 향한 인류의 실험이 실패하는 모습을 그린 윤이형의 「굿바이」, 결코 단순하게 재단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구병모의 「이창裏窓」,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출을 욕망하는 김성중의 「쿠문」,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시간을 쓸쓸하게 복기하게 되는 김미월의 「어느 날 문득」, 읽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 될 윤해서의 「홀」, 사랑의 필연적 실패에 대한 ‘무력한 위무’의 시간을 다룬 김솔의 「암스테르담 가라지 세일 두번째」, 빛으로 사물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카메라 옵스큐라 구조를 유려한 서사로 풀어낸 조해진의 「빛의 호위」, 배설물로 가득 찬 현실에서 도망한 일에 대한 윤리적 반성을 담은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미래’라는 단어의 사소함과 허무한 강박을 다룬 김엄지의 「상류엔 맹금류」, 삶을 뒤흔드는 소박한 정열로 생의 덧없음을 내비친 기준영의 「이상한 정열」이 실렸다. 이번 수상작품집은 형식과 주제, 새로운 호흡과 언어를 통해 한국 문단에 창조적 균열을 일으키는 작품들로 말 그대로의 ‘새로움’과 미학적 진보로 해를 거듭하도록 한다. 이 책이야말로 한국 문학의 오늘은 물론 내일을 좀더 정밀하게 읽어낼 수 있는 뜨거운 현장 그 자체인 것이다.
■■ 작가 약력
박솔뫼_1985년 광주에서 태어나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장편소설 『을』 『백 행을 쓰고 싶다』가 있다.
윤이형_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셋을 위한 왈츠』 『큰 늑대 파랑』이 있다.
구병모_1976년 서울에서 내어나 2009년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장편소설 『위저드 베이커리』 『아가미』 『방주로 오세요』 『파과』가 있다.
김성중_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개그맨』이 있다.
김미월_197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 장편소설 『여덟 번째 방』이 있다.
윤해서_1981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김 솔_1973년 광주에서 태어나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조해진_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장편소설 『한없이 멋진 꿈에』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이 있다.
황정은_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파씨의 입문』, 장편소설 『百의 그림자』 『야만적인 앨리스씨』가 있다.
김엄지_1988년 서울에서 태어나 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기준영_1979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연애소설』, 장편소설 『와일드 펀치』가 있다.
■■ 차례
심사 경위
심사평
수상 소감
제4회 문지문학상 수상작(2013년 9월 이달의 소설)
박솔뫼_겨울의 눈빛/선정의 말(허윤진, 강동호)
이달의 소설
2013년 3월 윤이형_ 굿바이
선정의 말(조연정)
4월 구병모_ 이창裏窓
선정의 말(허윤진)
5월 김성중_ 쿠문
선정의 말(우찬제)
6월 김미월_어느 날 문득
선정의 말(조연정)
7월 윤해서_ 홀
선정의 말(우찬제)
8월 김솔_ 암스테르담 가라지 세일 두 번째
선정의 말(이광호)
10월 조해진_ 빛의 호위
선정의 말(이수형)
11월 황정은_ 상류엔 맹금류
선정의 말(김형중)
12월 김엄지_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선정의 말(이광호)
2014년 1월 기준영_ 이상한 정열
선정의 말(강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