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너머의 문학

중국문학에 비평적으로 개입하기

전형준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13년 4월 18일 | ISBN 9788932024035

사양 변형판 152x224 · 312쪽 | 가격 14,000원

책소개

언어의 경계를 뛰어넘는 보편의 문학을 찾아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중국문학 바로 읽기

 

연구자이자 번역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중국문학
모옌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던진 한국문학의 과제
문학평론가, 중문학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전형준(필명 성민엽) 서울대 교수가 중국문학과 번역의 문제를 다룬 연구·비평서를 냈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모옌이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더욱 부상하고 있는 중국문학을 전공 연구자이자 번역가의 관점에서 조망하는 책이다. 저자는 앞서 펴낸 세 권의 중국현대문학 연구서(『현대 중국문학의 이해』 『현대 중국의 리얼리즘 이론』 『동아시아적 시각으로 보는 중국문학』)에서 한중 문학 간 동질성과 차별성을 면밀히 살핀 바 있다. 이번에는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문학 본연의 의미와 형태를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문학이란 ‘언어 너머’에 있다. 이는 직접적으로 인식하긴 어려우나 분명히 문학이 다가가야만 하는 어떤 지점이며 개별 문학이 비로소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저자는 번역에 있어서의 서구 편향적 태도나 문학 수용 전반에 개입하는 정치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모옌의 문학을 읽어나간다. 그리고 한국문학이 세계의 문학이 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과제를 우회적으로 제시한다.

이것이 모옌 스타일의 진정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번 노벨 문학상을 두고 ‘중국적인 것’(모옌을 가리킴)과 무국적적(無國籍的)인 것‘(무라카미 하루키를 가리킴) 사이의 경쟁이라고 하던 말은 얼마나 속된 것인가. ‘중국적’도 좋고 ‘무국적적’도 좋고 다른 어떤 것, 예컨대 ‘유목적’도 ‘도시적’도 다 좋다. 다만 진짜 중요한 것은 ‘보편적 타당성과 신랄한 통찰력, 언어적 독창성’인 것이다.
_「모옌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 제기」에서

 

한중 문학의 접점과 세계문학으로서의 가능성
벤야민의 번역 이론은 문학의 보편성을 찾아가는 저자의 여정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언어의 뒤에 혹은 아래에는 국가와 민족의 문화-역사적 복합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별 언어가 만들어내는 경계를 넘어 보편성에 도달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책에서 논증해내듯 왕멍의 소설과 김지하의 시에서 루쉰의 「광인일기」 읽기에 유효한 참조점이 동시에 발견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다른 문화와 언어로 탄생한 문학 작품에서 공통분모를 찾는 일은 경계를 지우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문학을 수용함에 있어 ‘한국문학’이나 ‘중국문학’과 같은 개념적 경계들을 뛰어넘을 때야 비로소 문학의 보편성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문학의 도처에서 좋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왕멍뿐만 아니라 왕쑤어, 쟈핑와, 츠리, 가오싱지엔, 린바이, 위화, 모옌, 왕안이 등의 문학을 읽으며 한중 두 나라의 문학에서 연계성을 찾는 한편, 이러한 연계성이 세계문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쳐보고 있다.

목차

서문

 

1부 언어 너머의 문학

한중 및 중한 번역가의 과제

한국문학과 중국문학의 만남이 뜻하는 것

두 여성의 귀향을 통해 본 고향의 의미─황춘밍의 백매(白梅)와 황석영의 백화(白花)

1990년대 한국의 「광인일기」에 관하여

왕멍과 김지하를 통한 「광인일기」다시 읽기

 

2부 다시 문화에서 문학으로

문화 간 번역에 대하여─레이 초우와의 대화

동아시아 내부의 문화 간 번역─황춘밍 소설과 한국의 연극·영화

문자문화와 시각문화─문화연구의 루쉰관에 대한 한 검토

문학과 영화의 상호성에 대한 한 고찰─「인생」과 「붉은 수수밭」의 영화화를 통해

 

3부 중국문학과의 대화

1990년대 중국문학의 신상태와 신해석(1)─선봉파 및 신사실 소설과 신상태 문학의 관계

1990년대 중국문학의 신상태와 신해석(2)─신해석의 관점에서 본 신시기 문학사와 신상태 문학

모옌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몇 가지 문제 제기

저층서사와 중국문학의 새로운 지평

베이다오와의 대담

쑤퉁과의 대담

작가 소개

전형준 지음

전형준(필명 성민엽)은 1956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평단에 나온 뒤, 『우리 시대의 문학』과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으로 활동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중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문학과지성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 중국문학의 이해』 『현대 중국의 리얼리즘 이론』 『무협소설의 문화적 의미』 『동아시아적 시각으로 보는 중국문학』 등의 학술서와 『지성과 실천』 『문학의 빈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등의 문학비평집이 있다. 그밖에 『아Q 정전(루쉰 소설선)』 『변신인형(왕멍 장편소설)』 등의 역서와 『민중문학론』 『루쉰』 등의 편저가 있다.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장, 서울대학교 동아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소천비평문학상과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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