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혼자가 아니야!”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욱 빛나는 아이들,
조금 모자라고 부족해도
자기 자리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 가족과 이웃과 친구와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
2003년 소설로 등단한 김경희 작가의 첫 동화집이 출간됐다. 김경희는 오랜 시간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마음에 품어 왔던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로 담아냈다. 부족함이 없는 시대, 속도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 부와 능력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요즘, 그보다 더 가치 있고 소중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아이들 주변의 일상을 통해 따뜻하게 들려주고 있다. 혼자가 아닌, 가족과 친구와 더불어 함께할 때 내 안의 고민과 걱정이 어느새 가벼워진다는 것을 다섯 편의 속 깊은 이야기는 훈훈하게 전하고 있다.
『동진이는 나보다 용감했다』에 나오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들이다.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할아버지와 사는 조손 가정의 형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형을 돌보는 게 귀찮기만 한 아이, 게임에 빠져서 얼떨결에 편의점 자판기 동전을 훔치는 바람에 도둑이 되어 버린 아이,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가 일하는 도자기 공방의 아저씨가 괜히 미운 아이, 실직한 아빠가 어렵사리 구한 직업이 하필 환경미화원이라니!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마음 졸이는 아이…… 이 아이들의 현실은 스스로 바꿔 보기에는 너무 높은 벽처럼 보인다. 아이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존감을 찾고 행복을 찾는 길은 과연 멀리 있는 것일까? 이 책에 담긴 소박한 이야기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그 길은 아이들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마음의 빗장을 열 때 비로소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서로 쉽게 친구가 된다. 어디든 또래 아이가 보이면 스스럼없이 다가가 어울려 놀기 마련이다. 그만큼 아이들이 가진 친화력의 힘은 참으로 크다. 그런데도 선뜻 친구를 향해, 부모를 향해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을 때도 많다. 자신이 이해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때 아이들은 마음의 빗장을 걸어 닫고 주변으로부터 한 발 물러선다. 하지만 아주 작은 따뜻한 관심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위안을 주는지, 다양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아이들이 사는 세상에도 분명 힘든 일은 있다. 어른들 눈에는 가벼이 웃어넘길 일도 아이에겐 폭풍처럼 크게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엄마 아빠의 실수로 아이가 고개를 못 드는 일도 있고, 친구의 꼬드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쁜 일에 빠져들기도 하고,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자꾸 꼬이기도 하고…… 그야말로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낙심이라는 큰 장벽을 만나게 된다. 그 장벽을 뛰어넘을 힘을 외부에서 찾던 아이들은 결국 그 힘이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값비싼 성장통을 겪으며 체득해 나간다. 자신과의 소통을 배우고 난 후 가족, 친구와의 마음의 벽도 허물 수 있는 준비를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도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아이들은 알게 될 것이다. 혼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도.
■ 내용 소개
․ 「소금밭 아이들」
마을의 소금을 모두 가지고 사라진 아빠 때문에 동네에서 기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는 기수와 성수 형제는 세상이 온통 밉다. 소금밭 일이 힘들다고 무책임하게 집을 나가 버린 엄마, 그 후 큰돈을 벌어 오겠다며 어디론가 사라진 아빠. 할아버지의 소금밭 일을 도우며 무책임한 어른들 때문에 좀처럼 행복해지지 않을 것 같은 어느 날, 기수와 성수는 미워하던 아빠로 인해 행복을 찾게 된다.
․ 「형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교통사고로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열여섯 살 형이 태기는 몹시 부담스럽고 귀찮기만 하다. 어디를 가든 따라나서는 형을 뿌리치자니 엄마한테 혼나는 게 무섭고 형을 데리고 가자니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 봐 겁이 난다. 간만에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은 태기는 어쩔 수없이 형을 데리고 나선 길에 여지없이 사건이 터지고 만다. 그러나 태기는 그 일을 계기로 아프기 전 자신을 사랑해 주던 형의 모습을 떠올리고 실은 자신도 형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 「동진이는 나보다 용감했다」
준비물 살 돈으로 게임을 하는 바람에 문방구에 외상을 지게 된 상연이는 게임을 끊고 싶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다. 문방구 아줌마를 피해 학교 후문으로 다니면서도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좀처럼 사라지지가 않는다. 이제 말을 더듬는 동진이까지 꼬드겨 게임할 돈을 마련하는데, 어느 날 편의점 뽑기 기계에서 500원짜리 동전을 와르르 줍게 된다. 돈이 필요했던 상연이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 돈을 집으로 가져가고 그때부터 안절부절못하게 되는데…… 상연이와 함께 있었던 동진이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평소 말더듬이로 소심했던 동진이의 용기 덕분에 상연이는 도둑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다.
․ 「일로야!」
동네의 도자기 공방에서 기르는 개 ‘일로’와 주인아저씨는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영우는 엄마가 그 공방에서 일을 하는 게 싫고 도자기 공방 아저씨도 싫다. 아저씨가 싫으니까 그 집 개 일로도 싫은 건 당연하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다 함께 공방으로 도자기를 배우러 간 날, 영우의 맘은 폭발하고 죄 없는 일로에게 화풀이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일은 점점 커져서 공방에까지 피해를 입히게 되는데…… 자신의 잘못을 사랑으로 용서해 주는 아저씨를 보고 영우는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후회하며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 「꽃등에 아빠」
아빠가 실직한 후에 어렵사리 구한 일은 환경미화원 일이다.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했지만 진이는 왠지 부끄럽다. 학교 친구들과 대공원에 놀러 가게 된 진이는 그곳에서 아빠를 맞닥뜨리게 된다. 진이는 자신도 모르게 아빠를 모른 척하고 친구들에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며 그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공원에서 만난 불량한 상급생들에게 돈을 뺏기고 아빠의 도움으로 그 위기를 모면하면서 친구들은 아빠에게 감사해하며 아빠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에 모두들 신 나 하며 귀를 쫑긋 세운다. 진이는 자신도 몰랐던 아빠의 또 다른 모습에, 아빠가 환경미화원이라고 부끄러워했던 자신을 책망하며 아빠에게 한 발짝 다가선다.
소금밭 아이들
형 주머니에 한 손을 넣고
동진이는 나보다 용감했다
일로야!
꽃등에 아빠
작가의 말
2013년 상반기 우수문학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