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바꾸고 싶은가요?
그럼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을 열어 보세요!
■ 마술책을 여는 순간, 신기한 주문이 와르르르!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와 그림책의 거장 모리스 센닥이 만나 너무나 멋진 그림책을 탄생시켰다.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줄 재미있고 우스운 이야기를 간결한 언어로 엮어 내는 데 성공했고, 모리스 센닥의 재치 있는 그림은 특별한 마술의 분위기를 돋워 준다. 그 마술은 현실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주인공 꼬마 잭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 주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
엄마 아빠를 잃고 고아가 된 잭은 삼촌 집에 얹혀살게 된다. 식구는 삼촌, 숙모, 늘 토끼를 쫓아다니는 커다란 개(이 개는 나중에 토끼한테 혼쭐이 난다!)가 전부다. 게다가 삼촌과 숙모는 그다지 다정하지도 않을 뿐더러 잭을 데리고 오래도록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어린 잭이 그 집에서 지내는 게 재미있을 리가 있나! 개랑 들판에서 뛰어놀고 싶은 맘이 간절한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잭에게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다락방 한쪽 구석에서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을 발견한 것이다. 잭은 재미있는 책이길 바랐는데, 사실은, 그보다 훨씬 더 좋은 책이었다. 내키는 대로 나이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법, 물건들의 생김새를 바꾸는 법, 새나 동물들을 마음대로 부리는 법, 자기 모습을 사라지게 만드는 법 등 온갖 마술 주문이 가득했으니까. 무엇보다 마술책의 효과를 톡톡히 본 건 무뚝뚝하기만 하던 삼촌과 숙모가 너무나 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잭이 마술을 좀 부려서 삼촌과 숙모를 놀래 줘서 그렇지만!
■ 나도 하고 싶은 게 있다고요, 내 마음도 좀 알아주세요!
잭은 일단 노인으로 변하는 주문을 외운다. 제일 먼저 마법을 써야 하는 순간, 잭이 노인으로 변하려 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우선 나이를 먹는 게 좋겠어. 그래야 삼촌 숙모가 나를 보더라도 ‘너, 그 커다란 초록색 책은 뭐냐!’ 하고 묻지 않을 거 아냐.” 잭의 이런 생각은 대성공을 거둔다. 삼촌과 숙모는 누더기 노인으로 변신한 잭을 당연히 못 알아볼 뿐만 아니라 게임에서 이기는 마술 주문을 다 알고 있는 잭과 게임을 해서 가진 돈 모두와 집까지 잃을 지경에까지 이른다.
끝까지 포기할 줄 모르는 삼촌과 숙모는 욕심을 부린 나머지 마지막 카드 게임에서 지면 시종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게임을 계속하지만, 이기는 마술 주문을 다 알고 있는 잭을 이길 수는 없는 법. 집을 잃고 누더기 노인의 시종까지 될 상황에 이른 삼촌과 숙모는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잭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잭에게 굉장히 미안해한다. 하지만 잭은 웃음을 한번 터뜨리고 자기가 무슨 일을 했는지는 비밀로 간직한다. 그러고는 결심을 새로이 한다.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을 보면 자기가 무슨 짓을 할지 겁이 나서, 수업 시간에 문제를 한 번만 보면 척 풀어내는 주문만 외운 것이다. 그 후로 어떻게 됐냐고요? 반에서 일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다락방 구석에 버려진 마술책에서 본 주문 하나로 잭의 주변은 놀랍게 변했다. 무엇보다 무뚝뚝했던 삼촌과 숙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고, 늘 개에게만 쫓겨서 가끔 토끼 파이가 되어야 했던 토끼는 개의 코를 한번 퍽 때리고 난 후로는 개의 뒤를 쫓는 멋진 토끼가 됐다.
로버트 그레이브스가 쓴 이 이야기는 어른들이 만든 규칙과 법에 대항한 한 남자 아이의 승리를 위트 있게 다룬다. 그리고 모리스 센닥은 흥겹고 생생한 그림으로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이렇듯 글과 그림의 완벽한 조화는 마술을 부리는 잭과 그 마술에 어리둥절해하는 삼촌과 숙모의 모습을 익살스럽고도 재치 있게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의 내면에도 귀를 기울이도록 해 준다. 이 마술책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멋진 마술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추천의 글
“글은 간단하지만 풍성하고, 멋진 일러스트와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글과 그림을 통해 잭과 삼촌과 숙모는 완벽하고도 매혹적인 모습으로 살아난다.”_『커먼윌』
[경향신문] 2009.04.24
■ [책과 삶] 상상이 현실이 되는 마술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
엄마·아빠를 잃고 고아가 된 잭은 무뚝뚝한 삼촌과 숙모, 그리고 늘 토끼를 쫓아다니는 커다란 개와 함께 살게 된다. 잭은 항상 찌푸린 얼굴이다. 그러던 어느날 잭은 삼촌집 다락방 한구석에서 커다란 초록색 책을 발견한다. 나이를 늘였다 줄였다 하는 법, 물건의 생김새를 바꾸는 법, 새나 동물을 마음대로 부리는 법, 자기의 모습을 사라지게 하는 법 등 온갖 마법의 주문이 가득한 마술책이었다. 조금씩 마술을 부려 보던 잭은 점점 대담해지고 나이든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 삼촌 부부 앞에 나타나 돈을 걸고 카드 놀이를 한다. 물론 잭은 백전백승이다.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와 미국의 세계적인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나 1962년 펴낸 그림동화다. 어린이에게 항상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마술이라는 소재를 통해 재미있고 우스운 이야기를 간결한 언어로 엮어냈다. 등장인물의 다양한 표정을 깔끔하게 표현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함을 자아낸다.
[한겨레] 2009.04.24
■ 4월 25일 어린이 새 책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 영국 소설가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와 칼데콧 상과 안데르센상 등을 두루 받은 그림책의 거장 모리스 센닥이 함께 만든 그림책. 1962년 작으로, 엄마아빠를 잃고 고아가 되어 삼촌 집에 얹혀살게 된 아이 잭의 이야기가 참하고 섬세한 그림에 차분하게 녹아들어 있다. 잭은 어느날 다락방에 버려진 마술책 하나를 발견하게 되면서 일상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어른들이 만든 규칙과 법에 대항한 한 남자아이의 승리가 위트 있게 담겼다.
[서울신문] 2009.04.24
■ 어린이 책꽂이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로버트 그레이브스 지음, 모리스 센닥 그림, 김서정 옮김, 문학과 지성사 펴냄) 저자는 영국의 시인 겸 소설가. 고아가 된 잭은 삼촌 집에서 얹혀산다. 어느날 다락방에서 초록색 마술책을 발견, 노인으로 변신한 잭은 삼촌·숙모와 내기에서 이겨 집과 정원을 차지한다. 잭은 삼촌을 내쫓을까? 삽화가 서정적이다.
[소년한국일보] 2009.04.30
■ 촘촘 책꽂이
△커다란 초록색 마술책(로버트 그레이브스 글ㆍ김서정 옮김)=외국 그림책(문학과지성사 펴냄ㆍ값 85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