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그림들, 간결한 문장들…
이 기묘한 세계에 빠져드는 순간, 누구나 이야기꾼이 되고 만다!
■ 그림책의 거장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무한 상상 세계가 펼쳐진다!
환상적이고도 기묘한 글과 그림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책이 출간됐다. 기품 있는 단색의 매혹적인 그림 안에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아내 사람들의 심리 혹은 그 이면을 날카롭게 보여 주는 알스버그의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끝은 어디일까 감탄하게 된다.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는 연계성이 전혀 없는 열네 점의 그림과 무한한 이야기와 의문을 동시에 던져 주는 짤막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이 그림책은 읽는 이의 눈과 마음을, 글이 많은 여느 그림책보다 더 오래도록 붙잡아 두는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발동을 걸어 준다.
어린이 책 출판사에서 일했던 피터 웬더스의 집에 초대받아 간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커다란 퍼즐 판의 작은 조각 같은 그림 열네 점을 보게 된다. 삼십 년 전, 해리스 버딕이라는 남자가 웬더스를 찾아왔다. 그는 자기가 이야기 열네 편을 썼으며, 각 이야기마다 딸린 그림도 많다며 책으로 낼 만한지 봐 달라고 했다. 피터 웬더스는 그림을 본 순간 매혹되고 만다. 웬더스가 그림이 들어간 글도 읽어 보고 싶다고 하자 해리스 버딕은 다음 날 아침 원고를 가져오겠다며 그림 열네 점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러나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해리스 버딕은 나타나지 않았다. 해리스 버딕은 미스터리를 남긴 채 영원히 사라진 것이다.
미스터리는 해리스 버딕이 사라진 것만이 아니다. 그 그림들에 딸린 글들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였을까? 그 후로 웬더스의 아이들을 비롯해 몇몇 아이들이 그림을 보고 써 놓은 괴상망측하고, 우습고, 터무니없이 겁주는 이야기들은 괴짜 천재 작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에 의해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내면에 잠들어 있는 창의력을 깨우라!
열네 점의 그림이 보여 주는 퍼즐, 미스터리는 우리가 흔히 보던 것이 아니다. 책을 끝까지 다 읽는다고 의문과 수수께끼가 시원스레 풀리는 건 더욱 아니다. 이 미스터리의 해답은 우리의 손이 닿는 가까운 곳에 있기도 하고, 신기루처럼 우리가 가 닿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에 있기도 하다. 그건 우리의 상상 속, 깊은 내면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우리의 상상력의 세계가 결코 제한적이지 않다는 걸 거듭 강조라도 하듯 기묘한 글과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그림을 독자 앞에 던져 놓았다. 누구든지 책장을 넘길수록 신비감에 휩싸이게 된다. 얼핏 보면 텍스트와 그림이 별 상관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다시 보면 깊은 연관성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뭔가 일촉즉발의 위기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대체 무슨 일일까, 그 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은 하나의 이야깃거리를 만들 충분한 자양분이 되어 준다. 그 이야기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오직 자신만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의문을 던져 주는 글을 먼저 보고 그 다음 그림을 본 후에 만들어 낸 이야기와, 무슨 이야기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풍부한 그림을 먼저 보고 그 다음 글을 본 후에 만들어 낸 이야기가 과연 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품어 보는 것도 이 그림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몇몇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면 어느덧 자신에게 깜짝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부끄러워 숨기고만 싶었던 자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그럴싸하게 보일 테니까 말이다.
■풍성한 이야기, 빛나는 상상력이 성큼성큼!
자기한테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는,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무리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어느새 상상의 날개를 펼쳐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던 이야기들을 불러오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인지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는 미국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의 글쓰기 소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일깨우는 데 좋은 자극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야기꾼이 된다는 것은 몹시 흥미로운 일이다. 더구나 이야깃감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오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상상력과 창의력이라는 말만 들어도 괜히 주눅이 들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면(어른이든 아이든) 이 멋지고도 환상적인 그림책 한 권으로 지금껏 꿈꿔 보지 못한 세상을 만나는 기쁨을 만끽해 보길 바란다.
[문화일보] 2009.02.06
■ 아이와 읽읍시다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김서정 옮김/문학과지성사) =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기이하면서도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를 보여온 세계적 그림책 작가의 그림책. 작가 특유의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가 여전하다. 그림책의 머리말에서 작가는 오래 전 해리스 버딕이라는 의문의 사나이가 편집자를 찾아와 14편의 작품을 써놓았다며 이를 위해 그린 삽화 한점씩을 놓고 갔다고 밝힌다.
이어 해리스 버딕이 놓고 간 14편의 작품에 한컷씩 총 14장의 그림이 이어진다. 각각의 그림에는 여느 그림책처럼 짤막한 글이 들어가 있다. 공통점이라면 14장의 그림과 그림에 붙은 짤막한 글은 하나같이 궁금증을 강하게 자아낸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거대한 퍼즐의 한조각인 그림 한장씩을 가지고, 14편 작품의 전체 퍼즐을 완성하는 상상의 놀이를 해나갈 수 있다.
[경향신문] 2009.02.06
■ 책과 삶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 문학과지성사)=환상적인 흑백톤의 그림 14점을 남기고 사라진 해리스 버딕의 그림과 알쏭달쏭한 짤막한 문장만으로 구성된 그림책이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글과 그림이 외려 독자들에게 자유로운 무한대의 상상력을 허용한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초·중등학교 글쓰기 교재로 사용돼왔다. 김서정 옮김. 초등~청소년
[부산일보] 2009.02.07
■ 책꽂이-청소년/어린이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크리스 반 알스버그)=14점의 그림과 그와 관련한 간결한 문장을 담은 그림책이다. 단색의 그림 속에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아내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 4~6세. 문학과지성사/김서정 옮김/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