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구운몽

최인훈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8년 11월 13일 | ISBN 9788932019154

사양 · 428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최인훈은, 한국인의 삶의 궤적을 20세기 세계사의 진폭 속에 위치시키면서 동시에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주력해 무수한 기념비적 작품들을 낳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광장』은, 1960년에 발표된 이래 50여 년이 된 지금까지 세대를 거쳐 거듭 읽히며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이다. 해방-전쟁-분단으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주인공 이명준의 깊은 갈망과 고뇌는, 곧 우리 자신, 우리 민족의 것에 다름 아니었다.

우선 이 작품은, 분단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측면에서 한국문학사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은 남/북 간의 이념-체제에 대하여 냉철한 균형감각을 견지하면서 치열한 성찰로써 그 깊이를 드러내며, 주인공 이명준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항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길을 찾는 여정은 오늘에도 여전히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단지 분단 현실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만으로 이 작품이 최고의 고전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광장』은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에 천착하는 동시에, 삶의 일회성에 대한 첨예한 인식이나 개인과 사회, 개인과 국가 간의 긴장과 갈등, 인간 자유의 문제와 사랑과 같은 본질 주제들을 깊고도 큰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주인공 ‘이명준’의 창조는 전후 한국소설이 관념적인 경향에서 벗어나 내면 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로 ‘이데올로기’와 더불어 ‘사랑’이 언급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인데, 이러한 『광장』의 열린 구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해석되고 새로이 접근되는 ‘현재성’을 획득하도록 기능한다. 세대와 시간을 넘어, 『광장』은 무수한 비평가와 독자들을 새로운 지적, 문학적 토대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광장』은 또한 한국문학사상 그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기나긴 시간 동안 판과 쇄를 거듭하며 내용과 형식에서 아홉 차례가 넘는 섬세한 개작 과정을 거쳤다. 이는 언어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자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에 최종적으로 집대성된 『광장』은 그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지식인의 표상이자, 삶과 소설이 쉽게 분리되지 않는 운명을 지닌 작가의 상에 가장 적확한 최인훈, 그의 문학을 이제 새 그릇에 담아 21세기의 독자와 함께 새롭게 읽고자 한다. 『광장』에서 『화두』에 이르는 ‘최인훈 전집’은 그야말로 한국의 분단 상황에서 20세기 세계체제론에 이르는 문학적 성찰의 역정으로 독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독서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표지 그림: 김승옥(소설가)
작가 컷: 이제하(소설가, 화가)

작가 소개

최인훈 지음

1934년 4월 13일 함북 회령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법대에서 수학했다(2017년 명예졸업). 1959년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이 『자유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했다.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작품 집필과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광장/구운몽』 『회색인』 『서유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우상의 집』 『총독의 소리』 『화두』 등의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을 출간했다. 동인문학상(1966),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1977), 중앙문화대상 예술 부문 장려상(1978), 서울극평가그룹상(1979), 이산문학상(1994), 박경리문학상(2011) 등을 수상했다. 『광장』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등으로, 『회색인』이 영어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가 영어와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 간행되었다. 2018년 7월 23일 별세했다. 사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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