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한국문학전집 33

이효석 지음|서준섭 책임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7년 11월 30일 | ISBN 9788932018225

사양 변형판 135x207 · 58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문학적 주체는 언어에 의해 구체화된다”
근대 작가의 문화적 정체성이 끊임없이 흔들렸던 식민지 시대,
그 문화적 혼란 자체를 소설 언어를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문학으로 형상화한
작가 이효석의 대표작 20편 수록!

2007년 올해, 우리는 이효석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금년 5월에는 그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행사가 그의 고향과 서울 곳곳에서 이어졌었다. 1930년대 동반자 작가로 출발하여 식민지 교양주의 작가로서, 독자적인 소설 세계를 창조한 작가 이효석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이효석의 소설은 1930년대 초기의 진보주의적 문학에서 점차 탈이념적인 순수문학으로 이행해 간, 당시 문단 전체의 동향과 우여곡절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둘째, 경성제대 영문과 출신 작가로서 대학에서 배운 영문학에 바탕을 둔, 서구적인 지식과 교양을 쌍아 이를 자신의 창작 생활의 지속적인 자양분으로 삼았던 이효석이기에 그렇다.
셋째, 일제 말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여러 편의 일본어 소설을 발표작 작가이다. 스스로 ‘문학의 진폭이 넓은 문학’을 옹호, 실천하고자 한 그답게, 그의 소설 읽기는 단일성을 넘어서는, ‘문학 개념을 포함한 문화 개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단편선의 책임 편집을 맡은 강원대 서준섭 교수는 이효석의 일본어 작품 쓰기 작업과 그 각각의 작품에 대한 연구의 일단을 소개하는 데 해설의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주목을 요한다.

2004년 12월 초, 김동인, 최서해, 염상섭, 채만식, 김동리, 최명익, 김정한 등의 대표작들을 1차분으로 발표한 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이번 서른세번째 권으로 이효석 단편선 『메밀꽃 필 무렵』을 준비했다.
근대 작가의 문화적 정체성이 끊임없이 흔들렸던 식민지 시대, 그 문화적 혼란 자체를 소설 언어를 통해 구성하면서 지속적으로 모색했던 작가 이효석의 대표작 20편을 이 한 권의 책에 수록하고 있다.
이효석의 문학 활동과 작품은 각각 그의 주요 활동 시기와 공간적 배경을 기준으로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첫번째는 이효석이 경성제대 영문과 재학 당시, 그리고 경성에 머물던 시기로 요약된다. 습작기의 대표작으로 사회적 빈궁의 문제를 다룬 소박한 단편 「도시와 유령」(1928), 초기에 일원으로 참여했던 ‘동반자 작가’ 계열작으로 분류되는, 주인의 강압과 착취에 저항하는 ‘홍등가 여성의 동맹 파업’을 다룬 작품 「깨뜨려지는 홍등」(1930)과 동해안 정어리기름 공장의 노동자의 파업을 전면에서 내세운 소설로 동반자 작가 시절 작품 가운데 수작으로 꼽히는 「마작철학」(1930), 그리고 무기력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나서고자 하는 청년 ‘마르크스주의자’가 등장하는 「프레류드」(1931~1932)가 이번 소설집에 나란히 실렸다.
두번째 시기는 1931년 만주사변과 계급문학 단체 ‘카프’ 검거 사건의 영향으로 정치적 이념을 표방하는 작품 활동이 어려워지자, 이효석이 이른바 현실 도피를 감행하여, 함경북도 경성농업학교 교사로 재직해 가 있던 시기로 정리된다. 「돈(豚)」(1933) 「산」(1936) 「들」(1936)과 같은 탈정치적 성향의 작품이 모두 이 시기에 발표되었다. 「돈」은 이효석의 현실 도피적 성향을 띤 첫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돼지 치는 시골 노총각이 좋아하는 처녀와의 애욕에 가득 찬 상상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들」은 앞서의 상상적 애욕이 현실화된 작품으로, 도시의 바깥, 현실의 너머인 들판, 곧 자연에서 남녀가 성교를 갖는 이야기이다. 자연의 의미, 공포의 진정한 의미 등을 내포하고 있다. 「산」에서도 자연은 사회에서 패매한 인물의 귀의처로 그려지고 있다. 7년간 머슴살이를 하고서 첩을 건드렸다는 주인의 생트집에 쫓기듯 산으로 피신한 총각의 이야기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단적으로 말해, “마작철학”의 세계에서 자연과 성의 세계로 도피하고 있고, 하여 자연스레 문제적 인물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는 서사보다는 언어 표현, 시정과 젊은이들의 애정의 풍속의 묘파에 관심이 옮겨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세번째 흔히 ‘평양 시대’로 불리는 이 시기는 이른바 이효석 작품의 전성기로 불리울 만하다. 그의 주요작품 대부분이 이 시기에 씌어졌고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그의 자전적 소설로서 ‘영서 삼부작’으로 묶이는 「메밀꽃 필 무렵」(1936), 「개살구」(1937), 「산협」(1941)이 그것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가족․ 집․ 핏줄․ 고향․ 조선의 전통적 생활문화’ 등의 이슈를 수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회운동가의 후일담을 다룬 「장미 병들다」, 서구 구라파주의를 대표하는 장편 『화분』과 『벽공무한』, 그리고 일본어 소설 「은빛 송어」 「가을」 「은은한 빛」 등도 역시 모두 이 시기의 연장선 안에서 살펴질 수 있다.
이 평양 시대는 부단한 모색과 변화의 시기로서, 조선인들이 우리말로 작품 발표가 어려워지는 시기이자, 이효석에게는 자신의 문화에 대한 사유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생애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1938년에 발표된 「장미 병들다」 「해바라기」는 ‘후일담문학’으로서 주목을 받아왔는데 이효석의 주된 주제 중 하나인 ‘떠돎, 유량’의 문제가 전면에 드러난 작품들이기도 하다. 이 주제는 이어서 「메밀꽃 필 무렵」 「여수」그리고 이효석 특유의 낭만적 심미주의, 구라파주의가 첨예하게 드러나 있는 장편 『화분』에도 긴밀히 연관되어 나타난다. 이 구라파주의가 갖는 의미는 경성제대 영문과에서 서구의 교양주의와 지성주의를 습득한 이효석이 ‘진리’ ‘아름다움’과 ‘보편주의’ ‘세계주의’가 일맥상통한다는 믿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장편 『벽공무한』(1940년 발표 당시 「창공」)과 단편 「하얼빈」(1940)은 그가 만주를 다녀와서 발표한 작품들로 ①외국 문화의 직접 체험 ②벽안의 러시아 여성과 결혼하여 함께 귀국한다는 이야기의 등장 ③‘만주’라는 타국의 문화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의 문화를 재인식, 재발견하는 과정―식민지 문화 현실의 절감, 잃어버린 고향의 인식―이 나타나 있다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들 수 있겠다.

이효석은 근대 작가의 문화적 정체성이 끝없이 흔들렸던 식민지 시대에 그 문화적 혼란 자체를 소설로 표현하면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를 소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모색했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이방인 의식, 고향 상실감, 사회주의 이념, ‘구라파주의,’ 생활 문화 풍토론, 조선주의 등은, 부분적으로 그 자신의 전기적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크게 보면 경성제대 출신 작가로서 성장하면서 그가 당시에 직면했던 여러 수준의 일본 식민주의 문화와 관계가 깊다. 그가 쓴 여러 소설들은 이 문화적 혼란 속에서 부단히 문화적 정체성을 모색, 탐구하면서 언어를 통해 구성해가는 그 과정을 생생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준섭, 작품 해설 「이효석 소설과, 식민지 작가의 ‘문화적 정체성’ 문제」

목차

(소설 19편/ 수필 1편)
도시와 유령
깨뜨려지는 홍등
마작철학
프레류드

계절


석류
메밀꽃 필 무렵
삽화
개살구
장미 병들다
공상구락부
해바라기
여수
하얼빈
산협
풀잎
낙엽을 태우면서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목록

01_감자 김동인 단편선/최시한 책임 편집
02_탈출기 최서해 단편선/곽근 책임 편집
03_삼대 염상섭 장편소설/정호웅 책임 편집
04_레디메이드 인생 채만식 단편선/한형구 책임 편집
05_비 오는 길 최명익 단편선/신형기 책임 편집
06_사하촌 김정한 단편선/강진호 책임 편집
07_무녀도 김동리 단편선/이동하 책임 편집
08_독 짓는 늙은이 황순원 단편선/박혜경 책임 편집
09_만세전 염상섭 중편선/김경수 책임 편집
10_천변풍경 박태원 장편소설/장수익 책임 편집
11_태평천하 채만식 장편소설/이주형 책임 편집
12_비 오는 날 손창섭 단편선/조현일 책임 편집
13_등신불 김동리 단편선/이동하 책임 편집
14_동백꽃 김유정 단편선/유인순 책임 편집
15_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박태원 단편선/천정환 책임 편집
16_날개 이상 단편선/김주현 책임 편집
17_흙 이광수 장편소설/이경훈 책임 편집
18_상록수 심훈 장편소설/박헌호 책임 편집
19_무정 이광수 장편소설/김철 책임 편집
20_고향 이기영 장편소설/이상경 책임 편집
21_까마귀 이태준 단편선/김윤식 책임 편집
22_두 파산 염상섭 단편선/김경수 책임 편집
23_카인의 후예 황순원 소설선/김종회 책임 편집
24_소년의 비애 이광수 단편선/김영민 책임 편집
25_불꽃 선우휘 단편선/이익성 책임 편집
26_맥 김남천 단편선/채호석 책임 편집
27_인간 문제 강경애 장편소설/최원식 책임 편집
28_민촌 이기영 단편선/조남현 책임 편집
29_혈의 누 이인직 소설선/권영민 책임 편집
30_추월색 안국선 이해조 최찬식 소설선/권영민 책임 편집
31_젊은 느티나무 강신재 소설선/김미현 책임 편집
32_오발탄 이범선 단편선/김외곤 책임 편집
33_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단편선/서준섭 책임 편집
34_운수 좋은 날 현진건 중단편선/김동식 책임 편집
35_사랑 이광수 장편소설/한승옥 책임 편집
36_화수분 전영택 중단편선/김만수 책임 편집
37_유예 오상원 중단편선/한수영 책임 편집
38_제1과 제1장 이무영 단편선/전영태 책임 편집
39_꺼삐딴 리 전광용 단편선/김종욱 책임 편집

작가 소개

이효석 지음

이효석은 1907년 2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태어났다. 아호는 가산(可山), 필명으로 아세아(亞細亞), 효석(曉晳) 등을 썼다. 1930년에 경성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경성농업학교 영어 교사, 평양 숭실전문학교 교수, 대동공업전문학교(숭실정문학교 후신) 교수 등을 두루 지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며 동반자 작가(同伴者作家)로 본격적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노령근해」(1931), 「프레류드」(1931), 「오리온과 임금」(1932), 「돈(豚)」(1933), 「메밀꽃 필 무렵」(1936), 「분녀」(1936), 「산」(1936), 「들」(1936), 「개살구」(1937), 「장미 병들다」(1938) 등의 단편과 장편소설 『화분』 (1939), 『창공』 (1939, 후일 『벽공무한』), 그리고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1938)와 희곡 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1942년 5월, 평양에서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부친에 의해 강원도 진부면에 안장되었다가 여러 차례의 이장 끝에 1998년 경기도 파주 공원묘지에 묻혔다. 매년 강원도 봉평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기리는 ‘효석 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서준섭

1952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대 국어교욱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 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심상』지에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 장시의 문제」를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강원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 연구』 『감각의 뒤편』 『문학에 이르는 길』(공저), 『식민지 시대의 시인 연구』(공저), 『한국 현대 비평가 연구』(공저), 『의암 유인석의 사상: 우주 문답』(공역), 『바깥 세상이 보인다』(공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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