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발견―KTX에서 찜질방까지

김찬호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7년 5월 18일 | ISBN 9788932017808

사양 · 29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대한민국의 풍경을 가로지르는 생생한 문화 탐험
문화로 현대사회 읽기, 살맛 나는 문화 만들기

문학과지성사의 청소년 도서 ‘문지푸른책’에서 『문화의 발견―KTX에서 찜질방까지』가 발행되었다. 지은이 김찬호는 일찍이 일상에 주목해온 문화연구자로서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등 여러 시민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문화의 발견』은 급변하는 사회에 초점을 맞추어 지은이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성찰하고 살맛 나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2001년에 발간된 이후 15쇄를 발행하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지은이의 『사회를 보는 논리』(문학과지성사, 2001)가 청소년들에게 사회 탐구의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면 『문화의 발견』은 우리 문화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또 하나의 교과서가 되어줄 것이다.
KTX, 편의점, 찜질방, 피시방 등은 생겨난 지 불과 십여 년이 되지 않았으면서도 이미 우리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아파트, 학교, 백화점, 공원 등 근대적인 도시 풍경과 뒤얽히면서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 이 안에서 우리의 일상은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또 어떻게 변화해나가고 있을까? 지은이는 우리 주변을 ‘이동과 교통’ ‘유희와 교류’ ‘유통과 서비스’ ‘거주와 돌봄’ ‘창조와 성장’ ‘몸과 자연’의 여섯 가지 범주로 나누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른 개의 공간을 택해 대한민국의 풍경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짚어나간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하거나 출근을 하고 주말에는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 당일 저녁에 귀가하는 여행을 한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귀가하는 일이 잦고 가족들과는 가끔 ‘노래방’이나 ‘찜질방’에 같이 가 스트레스를 푼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지방마다 들어선 ‘스타디움’을 넘어서 ‘길거리’에서 전국적인 응원이 펼쳐지고 ‘피시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다 출출하면 ‘편의점’에 가 삼각 김밥을 사 먹기도 한다. 어느 새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공간이 되었고 초고층 주상 복합 건물이 고급 주택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들은 또한 살아가면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던져주기도 한다. 지하철 안에서는 여전히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나 불법으로 판매를 하는 상인들이 출몰하여 일반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하며 KTX로 빠른 여행을 하게 된 대신 지형이 바뀔 만큼 자연이 파괴되기도 했다. 불친절한 식당의 서비스나 위생 상태는 식사의 즐거움을 앗아가며 노래방이나 찜질방이라는 밀폐된 공간 외에는 딱히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들이 함께할 공간도 마땅찮다. 길거리나 피시방은 아직도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라는 멍에를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 또 일반적인 주거가 되었음에도 아파트는 여전히 집 한 채 갖기 어려운 서민들의 꿈이다. 이렇듯 일상의 풍경들은 온전히 풍경으로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니며 각각의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이 책은 그러한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동시에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핀다. 문화는 바로 여기에서 발견된다.
지은이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공간들을 낯선 눈으로 보게 만드는 데 탁월하다. 아파트, 학교, 공원, 백화점과 같은 커다란 공간에서부터 먹고, 입고, 자는 일상의 모든 행위와 그것들이 이루어지는 집과 같은 공간들의 의미에 눈뜨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간들이 진정한 문화의 장으로 거듭나려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언제나 배려와 소통을 잊지 말아야 함을 강조한다. 문화는 우리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나 그 문화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대개의 사회과학 서적이 난해한 개념과 어려운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반면 이 책은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풍부한 실제 예를 들어주었다. 특히 우리가 너무 흔히 접하게 되어 사회적 의미를 쉽게 발견하기 힘든 요즘의 풍경들, 즉 편의점이나 피시방, KTX, 스타디움 등에 대한 지은이의 분석과 성찰은 학문과 대중이 소통하는 길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는 글들이지만 각 장마다 컬러 시각 자료를 배치하여 생생한 우리 문화의 풍경들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개념들은 따로 각주란에 풀이를 두었다. 또 각 장의 말미에 배치한 ‘생각할 문제’는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한번쯤 우리 문화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의식들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문화의 발견』은 쉽고 재미있게 우리 문화의 풍경을 읽어나가면서 사회와 문화를 성찰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책 속에서

이 책은 30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탐구한 기록이다. 평범한 세계를 낯선 눈으로 바라보면서 현상의 이면을 들추어가는 생활 견문록이다. 속도 혁명으로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묶어내는 KTX에서부터 드넓은 밀실에서 심신을 나른하게 이완하는 찜질방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현장은 우리가 늘 부딪히고 목격하는 대상이다. 그 하나하나가 문화 읽기의 생생한 텍스트들이다. 왜 생활공간에 주목하는가 1990년대 이후 문화 연구가 활발해졌지만, 외국 이론 위주의 추상 담론으로 치우치면서 정작 우리의 구체적인 경험을 읽어내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본다. 난해한 개념의 과잉 속에서 사회와 문화를 정밀하게 포착하는 언어는 오히려 점점 빈곤해져왔다. 우리는 해석되지 않은 변화들에 정신없이 휩쓸리며 살아간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려 도입한 논술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는 영역은 비좁은 편이다. 이 책은 생활세계의 다양한 현장들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방문하면서 나를 만나는 기행문이다. ―「들어가며」에서

●●이 책의 구성과 특징

각 장 도입부
각 장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는 도입글들을 실어 장 전체의 내용을 짐작하게 하고 글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였다.

도판 및 보조 자료
우리 문화의 풍경을 생생히 전달하는 그림을 곳곳에 삽입하였고 어려운 개념 등을 풀이해주는 각주를 본문 여백에 배치하였다.

생각할 문제
각 장의 마지막 쪽에 <생각할 문제>를 실어 청소년과 어른들이 함께 생각해야 할 문제점들을 짚어주고 있으며, 수업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목차

들어가며

제1부 이동과 교통

지하철 애써 무관심한 척하지만
버스 아저씨, 잠깐만요
승용차 자기만의 궁전, 달려라!
KTX 창밖을 보지 않는 여행
공항 하늘 네트워크의 포털 사이트

제2부 유희와 교류
노래방 온 국민이 ‘카수’왕!
찜질방 프라이버시로부터 자유로워지기
피시방 방 속의 방들
놀이공원 과학과 마술의 경계를 따라
스타디움 월드컵을 넘어서

제3부 유통과 서비스
편의점 욕망을 검색하는 도시의 야경꾼
식당 밥맛은 살맛이다
커피숍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곳
백화점 일층에 패션 잡화가 있는 까닭은
시장 사고파는 것 말고도

제4부 거주와 돌봄

아파트 나를 감추면서 과시하는 기호체계
집 하우스인가, 홈인가
경로당 늙음을 경외하느니
노숙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마을 관심과 관계의 그물망 짜기

제5부 창조와 성장

학교 배움의 인연으로 자아를 빚는 그릇
캠퍼스 낭만과 불안 사이
교회 예배는 멀티이벤트?
문화회관 아마추어들의 매력을 찾아서
길거리 문화유전자의 고밀도 집적 회로

제6부 몸과 자연

화장실 더러움, 그 깨끗함에 대하여
병원 치료에서 웰빙으로
동물원 인간의 서식지를 예감한다
공원 시간이 머물러 쉬는 곳
강 물과 사귀려면

작가 소개

김찬호 지음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사회학을 전공했고, 일본의 마을 만들기를 현장 연구하여 박사논문을 썼다. 대학에서 문화인류학과 교육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바 있고, 현재 교육센터 마음의씨앗 부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모멸감』 『눌변』 『사회를 보는 논리』 『도시는 미디어다』 『문화의 발견』 『휴대폰이 말하다』 『교육의 상상력』 『돈의 인문학』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작은 인간』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공역), 『학교와 계급재생산』(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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