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과 편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사실적으로 그려진 성장 동화!
새로운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겪는 아픔, 성장통!
1990년 등단 이래 꾸준하게 시를 발표해 온 이윤학 시인의 두 번째 동화가 출간됐다. 근래 들어 소설, 산문집, 동화 등 글쓰기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시인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왕따』는 왕따를 당하는 아이와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 사이의 심리가 사실적이면서도 치열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아름답고 천진한 세계로 그리지 않는다. 강한 것 앞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고, 힘의 원리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자못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을 아리게 한다.
주인공 임미나는 아빠가 괌으로 발령을 받아 떠난 후 엄마, 오빠와 함께 외갓집이 있는 시골로 이사를 가
고 전학도 한다. 전학을 자주 다녀서인지 미나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영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정 들만 하면 헤어지는 게 미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미나는 전학을 갈 때마다 친구보다는 책이나 음악을 가까이 하며 지낸다. 이번에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도 미나는 책과 음악을 친구 삼아 지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짱가’라는 별명을 가진 학교 ‘짱’ 장가연은 그런 미나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서울에서 전학 왔다고 잘난 척하며 자기들을 무시하는 것만 같아서다. 짱가는 자신의 일당들을 대동해서 미나를 곤경에 빠뜨리는 작전을 펼치지 시작한다. 알레르기가 있어 싸 온 도시락을 바닥에 쏟고, 체육복에 구멍을 내놔 망신을 주기도 하고, 툭하면 뒤로 불러내 협박을 일삼는다. 무엇보다 미나가 참기 힘들었을 땐 아빠가 생일 선물로 보내 준 분홍 구두를 잘라 물통에 처박아 놓았을 때다.
짱가는 그러고도 모라자 미나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세 달간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욕을 안 하면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지만 욕을 하면 자기 팀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미나는 찜찜하긴 했지만 괜찮은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미나에게는 그 세 달이 지옥같기만 하다. 짱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나를 계속 궁지에 몰아넣어 빠쪄 나갈 구멍을 주지 않는다. 미나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스스로 왕따가 되기로 자청한다.
얼어 있는 마음을 녹이는 명약, 사랑!
미나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회사일로 바쁜 엄마나 한창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오빠는 헤아려 주지 못한다. 이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 내야 했던 미나는 아주 소중하고 따뜻한 만남을 갖게 된다. 짱가 일당을 피해 혼자 점심을 먹으로 올라간 학교 뒤편 바닷가 언덕에서 고깔털모자를 쓴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 것이다.
쌀쌀맞고 혼내기 일쑤인 할머니지만 미나는 그런 할머니가 왠지 좋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도 할머니한테만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미나와 할머니는 서로의 가슴속에 있는 상처와 응어리들을 하나씩 풀어 주고 결국은 따뜻한 세상으로 나오게 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 준다. 할머니를 만나며 미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아무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던 자신의 모습을……
미나는 자신을 왕따시키는 아이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보다는 자기의 마음을 읽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짱가에게 마음을 여는 법을 알려 주고 유일한 친구가 되어 주었던 할머니는 젊은 시절의 고단했던 기억을 떨치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짱가는 이제 짱가의 허물을 덮어 주고 할머니의 빈자리를 채워 줄 짱가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 준비를 해 간다.
난 원숭이가 아니야
분홍 구두
작은 전쟁
상처 자국
잘못된 거래
나를 내버려 둬
짱가
두 가지 소원
모래시계
바닷가 언덕
왕따가 될 거야
이상한 할머니
이마까라상의 숙제
푸른 눈빛
정말 화나는 일
무서운 이야기
할머니의 비밀
선물
아픈 날
가을이 오면
겁쟁이가 되기 싫어요
웃음소리
우리 다 예뻐요
새끼손가락
내가 박은 못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