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문학의 최고봉, 장아이링!
그의 대표 소설집 『경성지련』 『첫번째 향로』 국내 최초 완역 출간
침향 조각이 타는 동안……
세상을 뒤엎는 중국식 사랑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이 낳은 현대 소설의 거장, 장아이링(張愛玲)의 대표 중단편소설집인 『경성지련(傾城之戀)』과 『첫번째 향로[第一爐香]』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란히 출간되었다.
장아이링은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불우한 유년시절을 거친 뒤 20대에는 천재적인 문체로써 주목을 받았다가, 1949년에 수립된 중국 신정부를 거부하고 미국으로 이민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사장되었었다. 그러다가 이국땅에서 쓸쓸히 숨진 이후에야 오히려 열광적인 평가와 독자를 거느리게 된 중국의 여류 소설가이다. 타이완에서는 루쉰(魯迅)에 비견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은 지 오래되었고, 점차 그 바람이 대륙으로 불어 1990년대 후반 이후로는 중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간 중국 문학 전공자나 중국 문학에 관심 있는 몇몇 독자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필독서였으나 ‘번역하기 힘든 독특한 문체’로 인해 아직 한국에는 번역·소개되지 못했었다. 우리에게는 영화 「반생연(半生緣)」 「붉은 장미, 흰 장미(Red rose, White rose)」 「경성지련(傾城之戀)」의 원저자로 더 잘 알려진 바로 그 작가이지만, 정작 소설집이 완역되어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출간된 『경성지련(傾城之戀)』과 『첫번째 향로[第一爐香]』에는 「붉은 장미, 흰 장미」 「경성지련」을 포함해 모두 16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지금껏 중국 문학이 ‘국가·민족·계급’ 등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한 반면, 장아이링의 작품은 집단보다는 개인적 성향의 개별화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일각에서 ‘통속적’이라고 비판했을 만큼 남녀의 연애나 일상생활을 제재로 삼은 예가 많다. 이는 “내 작품에는 전쟁이 없고, 혁명이 없다. 나는 사람들이 연애할 때가 전쟁이나 혁명할 때보다 더 소박하고 더 대범하다고 생각한다”(「自己的文章」)는 그녀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현대인의 일상, 특히 불합리한 결혼 제도를 통렬히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그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혁명가나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단지 장아이링은 중국 근대 여성들의 타협성과, 그들을 그렇게 만든 시대 상황을 비판적이고 우울한 그녀만의 문체로 묘사했을 뿐이다. 이러한 그녀의 문장들은 ‘사회적 리얼리즘’에 경도된 공산권 소설 작품과 본질적으로 다른 영역에 서 있으며, 서구의 작품을 바라보던 시각으로 읽더라도 세련되고 모던한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1940년대에 씌어진 장아이링의 유일한 이 소설집만으로도 그녀의 천재성은 짐작되고도 남을 터이다.
『경성지련(傾城之戀)』과 『첫번째 향로[第一爐香]』는 본래 상하이의 ‘잡지(雜誌)출판사’에서 『전기(傳奇)』(1944)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타이완의 ‘황관출판사’에서 ‘장아이링 전집’(전 15권)을 내면서 『경성지련(傾城之戀)』 『첫번째 향로[第一爐香]』 두 권으로 분권해 재출간(1994)했는데, 이번에 한국에 소개될 때는 그녀의 유언에 따라 ‘황관’의 예를 따랐다. 공산권 문학의 단면만을 보아왔던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측면의 읽을거리를, 그리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중국인들의 정서와 국민성을 체험할 수 있는 유익한 독서가 될 것으로 자부한다.
재스민 차 茉莉香片
첫번째 향로 沈香屑 第一爐香
두번째 향로 沈香屑 第二爐香
유리기와 琉璃瓦
심경 心經
젊었을 때 年靑的時候
꽃이 지다 花凋
봉쇄 封鎖
중국의 날 中國的日夜
옮긴이 해설 석양의 사막에서 피어난 가시 꽃 한 송이_김순진
작가 연보
기획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