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오묘한 자연의 섭리 속에 존재하는 소중한 생명들을 향한 아름다운 찬가!
언어를 다루는 탁월한 감각으로 사랑 받고 있는 작가 신시아 라일런트의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작가의 시적인 언어와 사물에 대한 섬세하고도 따스한 시선은 이 책에서 빛을 발한다.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날마다 날마다 만들어지는 것임을 한 편의 시처럼 노래처럼 아름답게 들려 준다.
늘 먹던 빵이 땅이 밀을 키웠고 밀이 밀가루가 되어서 놀라운 일이 생긴 결과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아름답게 변하게 된다. 생명이 있는 것이건 없는 것이건 어느 하나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그 깊고 오묘한 창조의 과학적 논리를 따지기보다 그것들의 소중함을 아름다운 은유로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멋지고 놀라운 일은 우리 주변에서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하늘을 나는 멋진 새, 하얀 울타리 위로 피어오른 새빨간 장미꽃은 그냥 생긴 게 아니라 누군가의 사랑과 보살핌과 관심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러니 이 어찌 멋지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것도 자연의 선물이며 이것은 또한 다른 생명에 힘을 주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놀랍고 멋진 일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봐도 좋지 않을까? 그건 바로 신비롭고도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들이다! 작가는 ‘바로 너!’라는 2인칭을 사용하며 독자(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소중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 세상은 멋진 일들로 가득 차 있다. 하늘을 나는 새와 나무에 매달려 자라는 복숭아, 거미줄을 짜는 거미와 창가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갓 구운 보드라운 빵과 방금 내린 하얀 눈…… 그 중에서 가장 멋진 건 바로 너와 나, 우리인 것이다.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의 그림은 참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다. 집 안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고, 사계절의 순간들이 과장되지 않게 표현되었다. 무엇보다 한 컷 한 컷 정지된 듯 그려진 그림 안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너무 포근하고 명랑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은근히 사물의 본질에 대한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우리의 생명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하는 것 말이다. 이런 진지한 질문을 이렇듯 태연하고도 따뜻하게 던질 수 있는 작가의 재치와 감성에 감탄하게 된다.
[연합뉴스] 2004.12.17
■ 아동신간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 = 신시아 라일런트 글. 코코 다울리 그림. 이경혜 옮김. 세상 모든 것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섭리에 의해 날마다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시처럼, 노래처럼 들려주는 그림책. 하늘을 나는 파란 새, 하얀 울타리에 피어오른 빨간 장미, 천진난만한 아이들 등 항상 놀라운 일들을 만들어내는 자연과 세상을 노래한다.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에 사계절의 순간들을 포착해 담았다. 문학과지성사. 32쪽. 9천원.
[서울신문] 2004.12.18
■ 책꽂이
날마다 날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요(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이경혜 옮김, 문지어린이 펴냄) 만물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날마다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이치를 알려주는 그림책. 색대비가 강렬한 그림이 화려하다.6세까지.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