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가 느낌표에게

최수철 지음 | 신민재 그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4년 4월 23일 | ISBN 9788932014999

사양 양장 · · 284쪽 | 가격 9,500원

책소개

열세 살 아이들의 가슴 속에 생겨나는 수많은 물음표들,

그 물음표에 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진지하고도 경쾌한 이야기!

 

 

『물음표가 느낌표에게』는 소설가 최수철이 1994년 한양출판에서 같은 제목으로 출간했던 동화를 다듬고 고쳐 써 새로 펴낸 동화이다.

 

청소년이라고 하기엔 좀 이르고 어린아이라고 하기엔 어른스러운 열세 살 아이들. 어른의 눈으로 보기엔 한없이 어린아이 같지만 그들 나름의 고민과 갈등은 어른의 그것 못지않다.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 앞에 머리를 굴려 피할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닥뜨려 몸으로 경험하고 그 결과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자기가 겪은 일을 자양분으로 어른들이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아도 나름대로 답을 찾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렇게 자라 간다. 그래서 곧 그들이 맞이할 ‘세상’을 겁먹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개성 넘치는 열세 살 아이들의 방황과 갈등

 

『물음표가 느낌표에게』는 열세 살 아이들의 교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모험과 갈등을 통해 성숙해져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냈다. 각기 다른 아이들이 40~50명 모여 있는 교실 안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성을 익히고 자기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아이들에게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친구들과의 갈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 한건우도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마치 낯선 곳에 불시착한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개성 강한 친구들과 지내는 것 또한 만만치가 않다. 늘 태평한 성격의 천하평. 발명가 못지않은 아빠를 둔 고주파. 책 읽기 좋아하는 짝궁 박문하. 아이들에게 딱딱하게만 구는 반장 권태석. 딱 벌어진 어깨 때문에 첫눈에 싸움꾼처럼 보이는 송만수. 펑펑 돈 잘 쓰기로 소문난 김형기……

 

아이들 간의 갈등은 가난하지만 자존심 강한 만수와 반장이라는 이유로 아이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석이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만수는 새로 전학 온 건우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건우는 옳지 않은 일에 선뜻 뜻을 같이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태석이를 이해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이런 아이들 간의 대결 구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팽팽해진다. 그러다가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반장인 태석이가 선생님 역할을 대신하면서 갈등은 폭발하고 만다.

 

 

아이들 내면에 숨겨진 성숙이라는 보물

 

좀처럼 가까워질 것 같지 않던 아이들도 같은 반 친구가 곤경에 처했을 때는 무서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일체감이 아닐는지. 슈퍼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던 형기는 슈퍼 아저씨한테 도둑이라는 누명을 쓴 채 억울하게 청소를 해 주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우는 반 친구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한다. 냉정하게 거절하던 태석이와 만수도 결국은 힘을 보태 형기를 위기에서 구해 준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비로소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자신 안에 있던 열등감을 털어 내게 된다. 아이들이 서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건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열등감과 이기심 때문이다.

 

또 하나 이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고민거리를 뽑으라면 바로 이성 친구에 대한 고민이다. 건우도 같은 반 라연이에게 자꾸 관심이 쏠린다. 어색하기만 했던 라연이와 조금씩 친해진 즐거움도 잠시 라연이가 멀리 대구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건우는 괜히 마음이 힘들어진다. 라연이와 연락이 안 되자 무조건 전화번호부를 펼쳐 놓고 전화를 거는 건우를 보면서 그 또래 아이들이 겪는 또 하나의 아픔과 성숙을 지켜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이들은 서로 부대끼며 자기 자신과 세상을 하나씩 깨쳐 나간다. 그러면서 사물을 좀 달리 보는 눈도 만들어 가게 된다. 아이들이 또래들과의 갈등을 겪어 내고 얻게 되는 가장 귀한 보물은 무엇보다도 내면의 성숙일 것이다.

 

 

세상에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 속에는 날마다 수없이 많은 물음표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궁금한 것들이 물음표가 되어 내 마음에 찍히는 것입니다.  

그 물음표들은 새싹과도 같습니다. 

나는 그 새싹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려 합니다.

물도 주고 바람도 막아 주면서 그 새싹들을 잘 가꾸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러다 보면 그 새싹들이 훌륭히 자라나서 드디어 줄기를 이루고 꽃을 피웁니다.

그 때 나는 내 속에 들어 있던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어떤 궁금함이든 그것을 풀어 보고자 노력하면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 때마다 내 마음 속에는 물음표 대신 느낌표가 찍히는 것입니다.

물음표는 느낌표를 꽃 피울 수 있는 씨앗입니다.

 

_본문 208쪽

목차

지은이의 말

1. 낯선 곳에 불시착

2. 우리는 언제쯤 실수를 하지 않을까

3. 개성파 친구들

4. 풀기 어려운 숙제들

5. 바다의 푸른 혓바닥

6. 실패의 즐거움

7. 책으로 지은 성

8. 칠판에 찍힌 손바닥 자국

9. 독수리 사냥

10. 벼랑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

11. 친구들아, 나를 위해 오작교를 놓아 다오

12. 돌아온 손수건; 물음표가 느낌표에게

작가 소개

최수철 지음

서울대 불문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공중누각』 『화두, 기록, 화석』 『내 정신의 그믐』 『분신들』 『모든 신포도 밑에는 여우가 있다』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포로들의 춤』, 장편소설 『고래 뱃속에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4부작) 『벽화 그리는 남자』 『불멸과 소멸』 『매미』 『페스트』 『침대』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독의 꽃』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민재 그림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회화와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그림책을 공부했다. 그림책 『눈 다래끼 팔아요』 『가을이네 장 담그기』 『우리 마을 도서관에 와 볼래?』, 동화책 『책 만드는 마법사 고양이』 『처음 가진 열쇠』 『어미 개』 『빠샤 천사』 『겨울 해바라기』 『요란요란 푸른 아파트』, 어린이 교양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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