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아리스토텔레스라 할 만큼 우리 시대의 사상사에 큰 획을 그은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가 1988년에 발표한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LE PLI, LEIBNIZ ET LE BAROQUE』.
이 책에서 들뢰즈는 라이프니츠의 과학과 철학 세계와 바로크의 근친성에 주목하면서 이를‘주름’이라는 특수한 형상 속에서 분석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하나의 철학(라이프니츠)이 어떤 문화(바로크) 안에서 완전히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작업은 이중의 목적을 갖는다. 우선, 라이프니츠의 철학을 독단론적인 이미지로부터 구해내기 위한 획기적인 시도가 이루어진다. 단언하는 듯한 짧은 명제로 이루어진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적 단편들은 바로크의 영토에 뿌려지고 또 뿌려져서 풍요로운 숲을 이룬다.
또한 이 책에서 시도한 들뢰즈의 작업은 현대적 환경에서 새로운 사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예비적이고 탐색적인 성격을 갖는다. 17세기의 라이프니츠가 베르니니와 함께 바로크 건축 앞에 마주 서 있다면, 이제 들뢰즈는 보르헤스, 화이트헤드, 불레즈와 같은 20세기의 독창적인 사상가, 예술가들로부터 철학의 새로운 환경과 요소를 발견하고 그것을 철학의 높이로 상승시켜간다. 모든 새로움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우리는 대립하기보다는 연대하고 전진해가는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들뢰즈는 다음과 같은 말로 『주름』의 끝을 맺었다.
“우리는 여전히 라이프니츠적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접기, 펼치기, 다시 접기이므로.”
제1부 주름
제1장 물질의 겹주름
제2장 영혼 안의 주름
제3장 바로크란 무엇인가?
제2부 포함
제4장 충족 이유
제5장 공존 불가능성, 개체성, 자유
제6장 사건이란 무엇인가?
제3부 신체를 갖기
제7장 주름들 안의 지각
제8장 두 층
제9장 새로운 조화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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