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꼬마 참새와 떠돌이 이야기
■우리 주위의 소외된 생명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평소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홈리스를 비롯한 많은 아웃사이더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는 이 책은 우리의 무관심과 이기심을 일깨워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돌아가 편히 쉴 곳 없는 노숙자(떠돌이)와 부리가 부러져 먹이조차 먹을 수 없게 된 꼬마 참새. 한없이 절망적인 이들의 상황을 작가와 그림 작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아우른다. 부리가 부러진 참새에 빗대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자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 시선은 가진 자가 베푸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불행을 당한 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다.
■세상에서 소외되어 고통 받는 자들의 노래
불행을 당한다는 것.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 그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과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짐스러운 존재는 결국엔 외면당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공원의 커다란 나무에서 살면서 친구들과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던 꼬마 참새도 하루아침에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이유 없이 부리가 부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보다 재빨리 큼직한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곤 했지만 부러진 부리로는 그 어떤 것도 주울 수가 없다. 친구들에게 다가갔지만 자기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다가갔지만 부리가 부러진 걸 알아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참새의 두려움과 불행을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부리가 부러진 참새에게 가장 절박한 것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이다. 동병상련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아파 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심정과 처지를 이해한다. 말로만 안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도. 참새에게 생명과도 같은 빵을 먹여 준 건 돌아갈 집도 없는 떠돌이다. 큼직한 빵을 보고도 어떻게 해 볼 수 없었던 참새에게 떠돌이는 빵을 똑같은 크기로 잘라 참새와 나누어 먹는다. 그 빵 한 조각에는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영양만 담겨 있는 게 아니다. 참새의 처지를 알아주고 필요를 채워 준 떠돌이의 마음과 사랑도 함께 담겨 있었을 것이다.
돌아갈 집도 없는 떠돌이와 꼬마 참새는 자기들만의 집을 만든다. 떠돌이는 공원의 작은 벤치 위에서 무릎을 세워 몸을 웅크리고 꼬마 참새는 떠돌이의 머리에다 둥지를 튼다. 세상의 어떤 집도 이 두 친구의 집보다 따뜻하고 아늑하지는 못하리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공원의 작은 벤치에 마련한 그들만의 보금자리가 따뜻해 보이는 이유는 그 안에 둘만의 사랑과 우정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심오한 통찰력으로 그려 낸 아름다운 그림
로버트 잉펜은 매우 사실적이고 섬세한 터치로 꼬마 참새의 변화를 담아 냈다. 부리가 부러지기 전의 건강하고 당당했던 자태. 눈망울엔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리가 부러진 참새의 눈에 깃들어 있는, 세상을 향한 암담함과 두려움을 잘 표현했다. 시선의 분산을 절제하며 보여 주는 참새의 모습에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돌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참새와 떠돌이에게로 온전히 빨아들인다.
[국민일보] 2004.02.26
■ [책과 길] ‘부러진 부리’…참새와 나눈 아름다운 우정
급작스레 불행을 당한다는 것은 어쩌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과 같은 암담한 기분일 겁니다. 하지만 불행을 겪은 사람끼리 나누는 눈빛에는 행복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낄 수 없는 따스함이 스며 있지요.
공원의 커다란 나무에서 살면서 친구들과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던 꼬마 참새도 하루아침에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맙니다. 어느 날 아침,눈을 떠 보니 윗 부리가 부러져 있었죠. 드문 일이긴 하지만 참새 부리가 이유도 없이 부러지는 일이 종종 있답니다. 늘 무리들에 섞여 재빨리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곤 했던 꼬마 참새는 부러진 부리로는 그 어떤 것도 주울 수가 없었답니다. 먹을 것을 찾아 식당 근처로 날아갔지만 친구들은 자기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꼬마 참새를 야멸차게 외면합니다. 꼬마 참새는 나날이 여위고 기운이 빠져 마침내 깃털은 헝클어지고 가슴은 푹 꺼진 흉칙한 모습이 되었지요. 식당의 손님들은 꼬마 참새의 불행은 짐작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볼품없고 지저분한 새로만 여겼답니다.
사실,수십억 인구 중에 참새의 불행을 동정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부리가 부러질 만큼의 고통을 겪은 사람이래도 참새를 동정한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그러던 어느 날 저녁,꼬마 참새는 땅바닥에 떨어진 갓 구운 큼지막한 빵 조각을 발견하고 바싹 야윈 다리를 후들거리며 다가갔지요. 하지만 부러진 부리로는 빵을 쪼아먹을 수 없었지요. 그 때 어디선가 손 하나가 쑥 내려와 빵을 집더니 똑같은 크기로 잘라서 한 쪽을 꼬마 참새가 먹을 수 있도록 잘게 부수어 주었고 나머지 반쪽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지요. 누구였을까요. 바로 돌아갈 집이 없는 떠돌이 아저씨였지요.
“우리 둘 다 똑같은 신세구나.” 떠돌이 아저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죠. 빵을 다 먹은 꼬마 참새는 기분이 아주 좋았지요. 쬐그만 배가 몇 주만에 처음으로 통통해 졌거든요. 참새는 아저씨를 올려다보며 행복하게 짹짹거렸지요. 빵 한 조각에는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영양만 담겨 있는 게 아니랍니다. 빵에는 참새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처럼 생각한 떠돌이 아저씨의 따스한 마음과 사랑이 함께 담겨 있었던 것이죠.
아저씨와 꼬마 참새는 그날 저녁 자신들만의 집을 만듭니다. 아저씨는 공원의 벤치 위에서 무릎을 세운 채 몸을 웅크리고,꼬마 참새는 아저씨의 덥수룩한 머리에 둥지를 틀었지요. 이윽고 아저씨가 꼬마 참새의 깃털을 아무렇게나 쓸어주면서 속삭였지요. “잘 자.” 꼬마 참새도 짹,하고 한 번 소릴 내서 대답했지요. 친구가 된 아저씨와 참새는 그날 밤, 깊은 잠에 빠져 부리가 반듯한 상태로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었답니다. 작가는 부리가 부러진 참새에 빗대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많은 자들에게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986년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호주의 자연주의 화가 로버트 잉펜은 사실적이고도 섬세한 터치로 꼬마 참새와 떠돌이 아저씨간의 우정을 담아내고 있군요. 특히 꼬마 참새에게 빵을 먹여주는 떠돌이 아저씨의 따스한 시선은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글 너새니얼 래첸메이어·그림 로버트 잉펜·시인 이상희 옮김·문학과지성사·8000원).
[파이낸셜 뉴스] 2004.02.26
■ 새로 나온 책
부러진 부리(너새니얼 래첸메이어 지음)=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꼬마 참새와 떠돌이 이야기. 문학과지성사·8000원
[소년한국일보] 2004.02.29
■ 새로 나온 책
부러진 부리(너새니얼 래첸메이어 지음ㆍ로버트 잉펜 그림ㆍ이상희 옮김)우리 주위의 소외된 생명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돌아가 편히쉴 곳이 없는 노숙자(떠돌이)와 부리가 부러져 먹이조차 먹을 수 없게 된꼬마 참새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그렸다.(문학과지성사 펴냄ㆍ값 8000 원)
[소년한국일보] 2004.10.04
■ [독서 출판계 소식] ‘학급문고 타기 독서 감상문 대회’ 20일
동화 읽는 가족, 독서의 계절 추천 도서 발표 = 아동문학 전문지 ‘동화 읽는 가족’(10월호)은 다섯 가지 주제로 뽑은 어린이를 위한 ‘독서의 계절 추천 도서’ 30 권을 발표했다.
부러진 부리(너새니얼 래첸메이어ㆍ문학과지성사)
[한국일보] 2004.02.27
■ 어린이 새책
부러진 부리 (너새니얼 래첸메이어 글, 로버트 잉펜 그림.) 우리 주변에서 소외된 생명체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그림책. 돌아가 편히 쉴곳이 없는 노숙자와 부리가 부러져 먹이를 먹을 수 없는 꼬마참새의 우정을 담았다. 초등학생. 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8,000원.
[동아일보] 2004.03.07
■ 새책 나왔네
부러진 부리/너새니얼 랜첸메이어 글/로버트 잉펜 그림 이상희 옮김/ 32쪽 8000원 문학과지성사(초등 저학년)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던 꼬마참새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의 부리가 부러져 있음을 발견한다. 부러진 부리로는 어떤 것도 쪼아 먹을 수는 없게 된 꼬마참새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이때 참새에게 빵 부스러기를 먹여 준 것은 집 없는 떠돌이였다. 사랑과 희망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그림책.
[연합뉴스] 2004.02.24
■ 아동 신간
부러진 부리 = 너새니얼 래첸메이어 글. 로버트 잉펜 그림. 이상희 옮김. 공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던 꼬마 참새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의 부리가 부러져있음을 발견한다.
부러진 부리로는 어떤 것도 쪼아 먹을 수 없게 된 꼬마 참새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이 때 참새에게 빵 부스러기를 먹여 준 건 집없는 떠돌이였다. 둘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우정을 나눈다. 상처와 절망, 사랑과 희망을 섬세하게 전달한 그림책. 문학과지성사 刊. 32쪽.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