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여 년간 대학에서 ‘중국문학사’를 강의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묶은 것으로, 과거와 같이 중국의 시각에 경도된 상태로 중국의 문학 전통을 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구축한 ‘우리의 시각과 논리’를 통해 그것을 설명해보기 위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논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제1장과 2장에서는 중국 문학의 흐름을 관찰하기 전에 몇 가지 전제할 사항을 설명하고 있고, 제3장부터 7장까지는 초기 중국의 문자 사용과 언어의 형성에서부터 주로 중국 전통 시기에 초점을 맞춘 당 송 원 명 청의 문학과 중국 문학 제2세대를 경계지우는 신문학 운동까지 그 발생과 변화의 궤를 짚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의 문학 전통을 연구하는 것이 단순히 어떤 사람이 어떤 작품을 썼고 그것이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의 문학 전통을 논하면서 가깝게는 중국인이 어떤 삶의 방식과 사유 방식을 지녀왔는지를 탐구하며, 멀리는 인류의 삶 속에서 동아시아 사람들의 삶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류의 삶과 사유를 탐구한다는 커다란 프로젝트 안에서 우리는 동아시아의 몫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_「책머리에」에서
중국문학사는 3천여 년에 걸쳐 집적된 ‘사실’을 해석하여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날 수 있으며, 많은 담론의 화두를 파생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것은 상투적인 역사가 아니라 개성적으로 구축되는 역사이다. 그것은 해석 방법에 따라 중국인이 살아온 삶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한마디로 그것은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을 지닌 미개척지이다. 따라서 서구의 경험이 세계의 한구석에서 진행된 인류의 경험의 한 가지라면 중국의 경험도 마찬가지로 또 다른 한 가지 경험인 것이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 하나도 다른 하나에게 일방적인 권위, 다시 말해서 자신의 것이 더 보편적이고도 법칙에 가까운 경험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권위는 없다. 반면에 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경험을 서로 조화시킨다면 우리는 인류가 문학 전통을 어떤 방식으로 일구어왔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윤곽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인류가 어떻게 문학 전통을 일구어왔는가에 대한 논의는 서구의 경험만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이론적 모델이 중국이나 한국의 문학 전통을 관찰하는 데 사용되도록 강요된 것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나는 중국의 문학 전통을 검토하면 서구의 전통으로는 설명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 예컨대 문학이 어떻게 발생하였으며 어떻게 사회화되었는가에 대한 중요한 이론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_ 「서론」에서
서남동양학술총서 간행사
책머리에 ― ‘우리의 시각’을 통한 중국문학사를 위하여
제1장 서론_23
제1절 ‘흐름’으로서의 문학사를 위하여
제2절 ‘중국문학사’의 기본 관점
제3절 논의를 위한 몇 가지 주안점
제2장 중국 문학 전통의 몇 가지 특징들
제1절 언어와 문자
제2절 전통 시기 지식인들의 경향성
제3절 문학적 생산과 유통의 관계 ― ‘중간층’의 역할을 중심으로
제4절 문인의 글쓰기 규범
제3장 문자의 사용과 문자 언어의 형성
제1절 초기 중국의 중국화(中國化)
제2절 문자 사용의 확산과 문화 대통합
제4장 문학적 글쓰기의 탄생
제1절 문화적 질서의 복원과 부흥
제2절 유가 이념의 동요와 지식인의 글쓰기
제3절 ‘문화적 글쓰기’의 시작과 그 성격
제5장 당송 변혁기의 문학
제1절 당대(唐代): 문인 사회(文人社會)의 재편
제2절 당송 변혁기(唐宋變革期)의 정치 권력과 문학
제3절 도시 속의 송대(宋代) 문인
제6장 원(元)·명(明)·청(淸)의 문학
제1절 원대(元代)의 문학
제2절 명대(明代)의 문학
제3절 청대(淸代)의 문학
제7장 제2세대 전통의 시작
제1절 신문학 운동: 전통의 변용
제2절 현대 중국의 글쓰기 상황과 전망―중국 문화의 체질적 특성과 관련하여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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