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너무 무거웠어요

원제 Tu t'ocuuperas de Petit-Frère

뤼카 지음|아르노 그림|최윤정 옮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3년 9월 26일 | ISBN 9788932014494

사양 양장 · · 27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어깨에 지워진 삶의 무게를 걷어 내고
자아를 찾게 되는 한 소녀의 성장기!

 

 

동생이 많은 집의 맏이는 할 일도 많고 ‘준부모’의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어깨가 이만저만 무거운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소홀했다간 예측 불허의 일들이 일어나는 데다가 그 일에 대한 책임까지 뒤따르기 십상이다. 작가는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아시아의 어느 나라를 배경으로 자기 삶에 지워진 무거운 짐을 벗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펼쳐 나간다.

타라는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엄마를 도와 집안일까지 거들어야 하는 큰딸이다. 동생들은 자고 있지만 일찍 일어나 엄마를 도아야 하는 걸 당연한 일로 여기며 불평 한 마디 늘어놓지 않는 착하고 믿음직한 맏이다. 물을 긷는 엄마를 따라 나가 강물에 손을 넣어 흐르는 물살을 느껴 보기도 하는 꿈 많은 소녀이기도 하다.

벼를 처음 거두는 중요한 날, 엄마는 타라에게 여러 가지 일들을 당부하고 나간다.
첫째, 나이가 많이 드셔서 일을 못 하는 할머니 말벗 해 드리기.
둘째, 돌도 안 된 남동생 잘 돌보기.(엄마는 젖 먹일 때나 들어올 수 있단다.)

이제 타라는 엄마 아닌 엄마가 되어 엄마가 이른 대로 하나하나 일들을 해낸다. 아기를 포대기로 등에 업고 이 일 저 일 집안일도 하고 할머니 말벗도 해 드린다.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 타라는 등에 업은 동생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하자, 늘 엄마가 하던 대로 포대기를 살짝 풀어 허리 쪽으로 돌려 안는다. 그런데 하필 그 때 아기가 잠이 깨 팔다리를 흔들어 대는 바람에 땅에 떨어뜨리고 만다. 아, 그 일이 타라에게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될 줄이야.
다행히 아기는 다치지 않았지만 발에 흙이 묻고 만다. 그게 무슨 중요한 일이냐고?
그 나라에서는 남자 애들은 돌 되기 전에는 흙 안 닿게 키워야 한단다. 그게 전통이라나.
그렇게 애쓰며 엄마의 당부를 지켰건만 동생을 땅에 잠깐, 아주 잠깐 떨어뜨린 것으로 그 수고가 모두 물거품이 된 건 말할 것도 없고, 할머니에게 호된 꾸지람까지 듣고 만다. 타라는 얼마나 속이 상하고 억울했을까? 하지만 그 일로 타라는 자기 자신을 찾게 되니까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집을 나온 타라는 우연히 그림자 인형극을 하는 할아버지를 만나 그림자 인형극 공연을 도우며 자신도 뭔가를 할 수 있고,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으며 그 동안 맛보지 못한 행복감에 젖는다. 하지만 가족을 등지고 살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괴로운 법. 타라는 자기가 왜 그 자리에 오게 됐으며 자기는 누구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자랐다는 걸 누군가 말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깨닫게 된다.

굵은 선으로 깔끔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된 일러스트레이션은 타라의 일상과 마음을 잘 표현해 준다. 또 그림자 인형극을 하는 장면은 마치 진짜 인형극을 보고 있는 것처럼 명암 대비가 뚜렷해 이야기 안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림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의상을 글의 분위기에 맞게 (천을 이용해)콜라주 기법을 써서 표현했는데, 이것 또한 그림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 소개

최윤정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와 파리3대학에서 불문학을 공부했다.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린이 책에 눈을 떴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로 어린이 책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대표로 있다.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면서 아이들과 책과 교육에 대해서 부단히 성찰하고 작가, 편집자, 사서, 교사 등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우리 어린이 문학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양파 이야기』 『미래의 독자』 『슬픈 거인』 『그림책』 등이 있으며, 『글쓰기 다이어리』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내 꿈은 기적』 등을 번역했다.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 훈장을 받았다. 현재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블로그(http://blog.naver.com/ehjnee)를 운영하고 있다.

뤼카

뤼카Lucca는 1968년 프랑스 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으며 파리의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사라는 직업 덕분에 매일매일 만나는 아이들 속에서 글쓰기에 대한 끝없는 영감을 얻고 있다. 1998년 아르노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이 작품을 썼으며 아르노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좋은 작품을 써 나가고 있다.

아르노

아르노Arno는 1964년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예술적인 가정 환경에서 자랐다.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1988년부터 파리에서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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