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동시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 독일어권 문학사상 최초의 ‘심리소설’
이 소설은 안톤 라이저라는 한 소년의 유년 시절과 성장기를 성인이 된 화자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얼른 ‘성장소설’ ‘교양소설’을 떠올릴 이들도 있겠으나, 이 소설이 그려낸 유년 시절과 성장기는 여느 성장소설, 교양소설 속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보잘것없는 신분, 가난한 집 자식으로 태어난 소년의 성장사는 한 개인이 사회로부터 당한 무시, 멸시, 냉대로 얼룩져 있다. 주인공은 진정한 배움과 진정한 교양에 목말라 있지만,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지나 청년기를 향해가는 주인공의 개인사는 가면 갈수록 영혼이 훼손되고 마음의 상처가 더해가는 과정이다. 또한 야비한 세상인심에 주눅 든 끝에 주인공이 지어내는 자폐, 분열, 감정의 과잉 상태와 여기서 나온 어이없는 행동 들은 그러한 훼손과 상처의 오롯한 표상이다.
이 작품에는 지은이의 소년 시절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지은이의 체험에서 나온 절절한 심리 묘사가 곡진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단지 주관적인 술회, 개인적인 수기에 그친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자신의 체험을 어디까지나 충실한 문학적 형상으로 소화해냈고 동시에 그것을 당대의 사회 환경 및 세태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경건주의 신앙의 실상과, 허영과 위선으로 가득한 중간 계급의 행태에 대한 비판적 묘파는 소설로 개관한 18세기 독일 사회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1권
제2권
제3권
제4권
옮긴이 해설: ‘고통의 역사Pathographie’와 소설의 형식
작가 연보
기획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