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에밀리 할머니의 특별한 이야기!
혼자 지내다 보면 친구도 그립고, 그래서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에밀리 할머니는 친구들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 사랑하는 방법이 너무 특별합니다. 그래서 웃음이 절로 나오기도 하지요. 엉뚱하기까지 한 할머니의 친구 사랑법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라임을 살려 번역한 문장도 읽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시골집이 죽 늘어서 있는 마을의 맨 끝 집에 사는 에밀리 할머니는 요리도 잘 하고 여행도 좋아하지만 친구들하고 얘기하고 노는 걸 가장 좋아하지요. 그래서 할머니는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집에 찾아온 친구들(우유 배달부, 배관공, 우체부)을 차례차례 붙들어 놓았어요. 할머니만의 방법으로 쬐그맣게 만들어서는 잼병, 커피병, 피클병에 넣어 두고는 잘 보살펴 줍니다. 얼마나 친구들하고 헤어지기 싫었으면 그랬을까요!
그런데 이렇게 쬐그매진 친구들은 걱정도 하나도 없이 할머니가 특별히 만들어 준 인형집에서 재미나게 지냅니다. 조금은 엉뚱한 에밀리 할머니가 평소 이 친구들의 마음을 읽고 아무 걱정 없이 실컷 놀게 해 줘서 그런 건 아닐까요? 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된 친구들은 돌아갈 생각도 하지 않는데 그 친구들이 없어지자 불편해진 마을 사람들은 경찰 아저씨를 할머니 집으로 보내게 되는데…… 경찰 아저씨는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을 펼쳐 들고 읽다 보면 어느 새 ‘어?’ 하며 눈을 크게 뜨게 됩니다. 사물들이 모두 살아 있거든요. 그림 작가 특유의 익살로 사물에 눈·코·입을 달아 주었으니 그것 또한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책에는 안 나와 있지만 왠지 마법사일 거 같은 에밀리 할머니의 마법에도 잘 어울린답니다. 어린이들의 마음에 두루두루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재치 있는 그림책입니다.
■ 옮긴이의 말
에밀리 할머니는 친구들을 좋아해요.
친구들하고 얘기하고 노는 게 너무너무 좋은 사람,
친구들하고 헤어지는 게 너무너무 싫은 사람,
자기 방에 친구들을 꼭꼭 숨겨 놓고 싶은 사람,
친구들을 쬐그맣게 만들 수 없을까 생각해 본 사람……이런 사람들은 에밀리 할머니의 마음을 잘 알 거예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에밀리 할머니가 어떻게 해서친구들은 쬐그맣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를 거예요.
그건 이 그림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금방 알아 낼 수 있답니다!
2003년 5월
이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