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문학선 여성

여성, 남성의 거울

김경수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2년 8월 22일 | ISBN 9788932013589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20쪽 | 가격 8,500원

책소개

[기획의 말]

컴퓨터가 발명되기 이전에도 가상 공간cyberspace은 있었다. 본래 사람 속에는 온갖 것을 다 그리고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컴퓨터가 없는 사람도 그 공간에,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까지 마음껏 떠올리고 상상할 수 있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밖에만 있지 않고, 그것을 보는 눈 또한 얼굴에만 있지 않은 것이다. 사람 속의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이 아주 활발하게, 구체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문학 작품을 읽을 때이다. 시, 소설 등을 이루고 있는 말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떤 모습이나 상황을 ‘그려내고 만들며,’ 그 허구 세계 혹은 가상 현실에 ‘들어가,’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온갖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얻는다. 문학 작품의 독서는 이렇게 종합적으로, 또 독자가 참여하므로 매우 재미있게 이루어지는 고도의 정신 활동이요 체험이다. 시를 읽으면서 감정이 깊어지고 예민해짐을 느낀다든가, 소설을 읽고 나면 어떤 인물과 그의 환경에 대해 깊이 알게 되는 현상은(실제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드물게 일어난다),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따라서 문학 작품을 읽는 일은, 아주 유익하고 중요하다. 그 자체가 요긴한 공부, 지식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인간답고 세련된 정서와 사고 능력을 ‘체험을 통해’ 기르는 학습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저 재미만 맛보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좀 더 느끼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면서 차원 높은 재미를 맛보는 학습이 되려면, 여러 사람이 함께 읽고 감상을 주고받으며, 제재가 비슷한 여러 작품을 겹쳐서, 서로 비교하며 읽어보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 ‘제재문학선’은 바로 거기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된 총서이다.제재(題材)란 중심된 이야깃거리 혹은 소재(素材)로서, 주제(主題)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이자 바탕이다. 그것은 주제를 형성하기 위해 작품 구조의 핵심적 부분이 되었다는 점에서 일반 소재와 구별된다. 또 작품 전체 구조의 작용으로 생성되는 어떤 관념, 사실, 분위기, 이미지 등이 아니라 그런 것들을 생성하는 데 쓰이는 재료이자 바탕이라는 점에서 주제와 구별된다. 예를 들어 작가는 가족 혹은 어느 가족의 하루 일과라는 제재를 가지고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까지 상품으로 만들기 쉽다’는 주제를 표현할 수도 있고, ‘가족은 안식처이자 굴레이다’라는 주제를 제시할 수도 있다. 제재와 주제를 구별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둘을 구별하면 작품을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된다.사람의 욕망과 삶의 모습 자체는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데가 있다. 그러므로 작품들에 공통된 제재는 크게 나누면 그 수가 많지 않다. 이 총서는, 한국 작품이므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고려하면서, 그런 제재를 다룬 작품들을 각각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기존의 전집에서 추려내는 관습을 버리고 문예 잡지와 작가들의 작품집까지 폭넓게 뒤져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고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을 찾고자 힘썼다. 그리고 장르별 특성에 맞는 읽기 원리를 바탕으로, 책머리에는 ‘감상의 길잡이,’ 각 작품들 뒤에는 ‘생각할 문제’들을 마련하고, 말미에 ‘생각할 문제 해설’을 붙여서, 스스로 읽는 힘을 기르는 동시에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였다. 가치 있는 삶을 꿈꾸는 사람은, ‘인간답고 세련되게 느끼고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을 안다. 이 제재문학선 한권 한권이 문학을 통해 그 힘을 기르며, 사람의 보편적 관심과 고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바란다.

목차

기획의 말

감상의 길잡이: 우리에게 ‘여성’은 무엇인가?

1부_여성의 운명
동구 앞길_김동리
생각할 문제
과부_황순원
생각할 문제

2부_새로운 여성 의식의 태동
경희_나혜석
생각할 문제
경영_김남천
생각할 문제

3부_여성 의식과 관습의 늪
두 파산_염상섭
생각할 문제
순례자의 노래_오정희
생각할 문제

4부_광야로 나선 여성들
먼 그대_서영은
생각할 문제
기다림이 없는 풍경_차현숙
생각할 문제
마른 꽃_박완서
생각할 문제

‘생각할 문제’ 해설

작가 소개

김경수 엮음

김경수는 1962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강대학교 국문과와 동대학원에서 공부하였다. 1988년 조선일보를 통해 등단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평론집으로 『문학의 편견』과 『소설 농담 사다리』를 펴냈으며, 소설연구서로 『현대소설의 유형』과 『염상섭 장편소설연구』를 펴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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