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부재

이광호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1년 12월 5일 | ISBN 9788932013008

사양 신국판 152x225mm · 268쪽 | 가격 10,000원

책소개

[책머리에]

이 책의 글들은 ‘90년대 이후’의 문학에 대한 탐구와 관련된다. 여기에는 90년대 문학을 규정하는 상투어들에 대한 반성을 포함한다. 한국 현대 문학의 주류 담론에서 이탈하는 ‘작고 주변적인 것’ 혹은 ‘이질적이고 하위적인 것’에 관한 90년대 문학의 상상력은, 보다 깊게 읽혀져야 한다. 90년대 문학의 문화적인 불온성과 다원성은 존중되어야 하며, 같은 맥락에서 그것의 약화는 비판되어야 한다. ‘문화적인 것’은 일종의 헛것이지만, 90년대 이후 우리는 그 ‘헛것’의 내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나는 문화적인 것의 압도적인 유입 앞에서의 ‘문학의 자율성’이라는 테제가 안고 있는 모순의 의미와 동력를 사유하려 했다. 그 연장에서 ‘2000년 이후’의 문학적 기획을 탐문했다. ‘하위,소수 문화’와 ‘열린 여성성’ 등으로부터 위반과 균열의 시학을, 그 미학적 ‘가능성/불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었다.

‘움직이는 부재’는 여성성의 시학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 자리는 미지의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벌어진 죽음의 틈새, 죽음을 살아 있게 하는, 죽음으로서 살게 만드는 틈새이다. 그곳은 죽음을 빨아들이는 들끓는 몸의 층위이고, 죽음을 통해 무수한 존재를 낳는 몸의 영역이다. 나는 그것을 ‘문학’이라는 사건에 대한 비유로 생각했다. 우리 시대 문학은 근대 이후의 제도로서의 문학성을 지워나가면서, 미학적 자기 부정의 위태로운 모험을 수행하고 있다.

문학은 그렇게 자기 몸 안의 경계를 살고, 경계를 타고, 경계를 낳는다. 문학은 움직이기 때문에 부재하며, 부재하기 때문에 움직인다. 비평은 그 ‘문학의 부재’ 혹은 ‘문학적 부재’의 증인이며, 동시에 그 부재의 일부이다. 당신에 대해, 내가 나의 부재의 증인인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평집을 묶어준 문지의 채호기 사장님과 문지 식구들에게 감사한다. 『문학과사회』의 선후배들과 호명하고 싶은 얼굴(들)에게도……

2001년 11월 이광호

목차

책머리에

제1부

문학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오늘의 문화 상황과 문학의 논리
키치를 먹고 자라는 문학: 문학과 대중 문화의 접속
보이지 않는 ‘비평의 시대’: 90년대 비평의 반성
‘90년대’는 끝나지 않았다: ‘90년대 문학’을 바라보는 몇 가지 관점
비평의 귀환: 유종호와 황종연의 비평집에 관하여

제2부

극적인 사랑의 담화: 황동규 ‘사랑노래’의 재인식
꽃, 심연 속의 내 손가락: 정현종 시집 『갈증이며 샘물인』 1
너라는 죽음, 혹은 움직이는 부재: 김혜순의 시세계
다른 생의 시간 속으로: 최정례 시집 『붉은 밭』
그녀의 시는 오래되었으나: 허수경의 오래된 편지
말달리자, 말달리자: 유하 시집 『천일馬화』
전자 사막에서의 유목: 이원 시집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제3부

장인성, 혹은 근대의 저편: 이청준 소설집 『목수의 집』
치명적인 사랑의 실험: 이인성 소설집 『강 어귀에 섬 하나』
배설의 서사와 분열증적 글쓰기: 정영문의 소설은 무엇인가?
그녀들, 우주를 빨아들이는 틈새: 천운영의 소설
고백을 넘어서: 한국에서 유미리를 읽는 몇 가지 이유

작가 소개
전자책 정보

발행일 2012년 8월 28일 | 최종 업데이트 2012년 8월 28일

ISBN 978-89-320-1300-8 | 가격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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