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이 책은 서양 문명의 유서 깊은 지적 발명 가운데 하나인 수사학에 관한 그 동안의 모든 연구서들을 망라하고 있다. 수사학이 찬란하게 꽃피웠던 시기들, 고대 그리스・로마・중세와 그 이후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명료하게 밝혀낸다. 20세기 수사학까지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특히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들에 주목하였다.
[서문]
지금까지 수사학의 역사에 대한 유명하고 권위 있는 학자들의 중요한 저서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수사학이 찬란하게 꽃피었던 시기들, 특히 고대 그리스・로마, 중세, 그 이후의 황금기를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연구하였다. 그 동안 수사학자들과 수사학 작품들에 대한 수준 높은 논문들도 많이 출간되었으나, 수사학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관망할 수 있는 총체적 연구서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입문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여러 층의 많은 독자들을 위해서 씌어졌다. 여기에서 우리는 서양 문명의 가장 오래된 것들 중 하나인 수사학에 관한 그 동안의 모든 연구서들을 도식적으로 요약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매우 명백하고 완전한 보편적 시각을 형성하여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들의 총체적 시각은 자료들의 단순한 축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표현의 애매모호함과 어려움을 피하기 위하여 우리는 각 시기, 각 시대의 특징적인 부분들을 명료하게 밝혀내고 강조하였으며, 특히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들에 많은 관심을 부여하였다. 우리는 웅변술 연습과 그리스 수사학 이론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는데, 이것들은 모든 서양 전통의 독창적 근원을 이루며, 또한 수사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로마 수사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지적하였는데, 이것은 그리스 유산이 흘러나오는 수로 역할과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에 단단함과 실천적 의미를 부여하는 촉진제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세 연구에서는 무엇보다도 시학과 수사학 사이의 상호 관련성과 상호 접근성에 중점을 두었다. 계속해서 우리는 로마 학자들의 원작 재발굴과 인쇄술에 의한 이 작품들의 보급에 바탕을 두고, 16세기 종합적인 인문학 교육에서 수사학이 이룩한 업적의 중요성에 주목하였다. 18세기에는 수사학이 일반적으로 교과용 과목으로 채택되고, 종교 담론이 이룬 폭넓은 대중성이 가져온 수사학의 실용적 결과를 강조하였다.19세기에는 일반적인 비평에 대해서, 어떻게 이 시기의 수사학이 감각주의・감정주의・정신주의・전통주의・이상주의・교부주의・경험주의・실용주의와 같은 매우 다양하고 영향력 있는 철학 이론들을 전파하는 수로 역할을 하였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리고 과학주의・사실주의・자연주의・계몽주의・심미주의・상징주의가 수사학에 끼친 영향과, 수사학이 역사주의와 같은 새로운 이론적・방법론적 시도에 부여한 인식론적 바탕도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20세기 후반부에 나타난 수사학의 부흥과 개혁적인 이론들에 대해 폭넓게 다루었다. 농도 짙고 풍부한 이런 수평선을 관망함으로써 우리는 훌륭한 수사학 작품을 둘러싸고 있는 이론적・역사적 문맥을 이해하고, 또한 수사학의 문학 외적이고 실용적인 근원(수사학의 절정을 유발한 정치적・사회적 상황과 그것의 쇠퇴를 초래한 역사적 상황들)을 확인하는 데 진일보할 것이다. 우리는 수사학이 문학에 접근하여 이것과 융합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였고, 여러 가지 이론들과의 관계와 사상들과 방법론들이 지속적으로 변하게 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를 풀었다. 이러한 모든 자료들은 다양한 현대 통신 이론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 유용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이론들은 고대부터 영향력을 행사해온 수사학 조류들에 필연적으로 포함되어왔기 때문이다. 교육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이 책은 사회과학 영역에서도 과학적 탐구가 가능하다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밝혀지지 않은 모든 것을 밝히려는 것보다는 독자들로 하여금 원작들에 대한 철두철미한 연구를 시작하게끔 북돋워주고, 개념들을 정확하게 전개하는 분석을 촉진하려는 의도에서 이 작품을 썼다. 즉, 이 책은 연구・조사로의 초대이다. 최근에 수사학에 대한 조망과 평가에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이제는 수사학 연구에 가장 많이 기여한 것들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말이 지니고 있는 힘과 현대의 정신적・사회적 세상을 지탱하는 토대로서의 전통에 대한 믿음이 부활하면서 수사학은 명성을 다시 찾게 되었으며, 여러 학문 분야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은 물려받은 자산에 축적되어 있는 재료들의 정수를 통하여 가치 있는 지식들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시행할 적당한 시기이다. 이러한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적 조망을 완결지었다. 그리고 뒷부분에 부록으로 광범위한 참고 도서를 수록하였는데,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수사학 작품들과 가장 중요한 논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옮긴이의 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이다. 말이 없었으면 탈도 없었을까? 그러나 말이 없는 세상은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날에 이르러 각종 언론 매체의 발달로 인해 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니 거의 말의 홍수 속에 빠져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찌 탈이 나지 않겠는가?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학문이 바로 수사학이다. 말을 하되 말을 잘하는 것, 그래서 말로써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기술, 이것이 수사학의 출발점이다. 참고 문헌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직까지 수사학은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이 소개되지 못한 분야이고, 번역・소개된 텍스트들도 대부분 전문적이고 지엽적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종합적 성격을 띠고 있는 이 학문을 이 땅에 소개하는 데는 다소 미흡한 점들을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하였다. 다행히도 근래에 박성창씨의 『수사학』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됨으로써 수사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확신이 서게 되었다. 거의 2천 5백 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사학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수사학 텍스트 중에서 역자가 이 텍스트를 한국에 소개하고자 한 이유는 이 책이 지니고 있는 개론서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따라서 본 텍스트가 앞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의 자상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스페인 유학 시절 수사학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주신 이사벨 콜론 교수님과 호세 안토니오 마요랄 교수님, 그리고 이 땅에서 인문학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문학과지성사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01년 11월 강필운
서문
제1장 그리스 수사학
1. 서론
2. 고대 그리스 수사학 연습과 그 기원
시라쿠사의 코락스/아그리젠토의 엠페도클레스
3. 소피스트
아브데라의 프로타고라스/레온티니의 고르기아스
4. 고대 그리스 산문 작가들
리시아스/칼시데의 이세오/이소크라테스
5. 플라톤
『고르기아스』/『파이드로스』
6.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사실임 직한 것/증명/객관적 설득 방법/토피카/수사학 장르/심리 발현술에 의한 증명/미사여구법
7. 테오프라스토스
8. 팔레로의 데메트리오스
9. 키티움의 제논
10. 템노스의 헤르마고라스
11. 페르가몬의 아폴로도로스
12. 『알렉산드로스에게 바치는 수사학』
13. 제국주의 시대의 그리스 수사학
칼레아크테의 카이킬리우스/알렉산드리아의 테온/할리카르나소스의 디오니시오스/필명 롱기노스/아일리우스 아리스티데스/타르소스의 헤르모게네스/아프토니오
제2장 로마 수사학
1. 서론
2. 『헤레니우스에게 바치는 수사학』
3. 키케로
수사학에 관한 소(小)작품들/중요 수사학 작품들
4. 수사학의 쇠퇴
코르넬리우스 타키투스/퀸틸리아누스/이외의 로마 수사학자들
제3장 중세 수사학
1. 서론
2. 기독교와 이교도 사이의 논쟁과 이것이 중세 수사학에 끼친 영향
3. 비잔틴이 중세 수사학에 끼친 공적
4. 중세 문법 연구와 그 영역
5. 11세기까지의 중세 유럽 수사학자들
성 아우구스티누스: 『기독교 교리에 관하여』/성 히에로니무스/카시오도루스/성 이시도루스/이외의 수사학자들
6. 수사학이 중세 시에 끼친 영향
7. 중세 ‘기예’와 그 분류
구술 기예/작시술/설교술
8. 세 가지 문체에 관한 이론
9. 중세 스페인 수사학
10. 중세 말엽 수사학의 번영
제4장 16세기 수사학
1. 서론
2. 이탈리아 인문주의와 수사학의 정점
3. 교육에 있어서의 수사학
4. 고전 작품들의 재평가
5. 대표적인 수사학자들
6. 키케로에 대한 논쟁과 그 전개
7. 트리엔트 종교 회의와 종교 변론의 개혁
8. 타키투스의 재발견: ‘라코니아 문체’의 승리
9. 키케로의 두번째 부활
10. 스페인 수사학
제5장 17세기 수사학
1. 서론
2. 17세기 수사학에 있어서 예수회 수사들의 등장
교과 과정/설교 문체: 아시아풍・아테네풍
3. 바로크와 수사학: 즐거움 주기・감동시키기
4. 이탈리아에서의 제2 소피스트 학파의 부활
5. 마리노에서 테사우로까지
6. 스페인에서의 수사학: 기지주의와 기지
7. 수사학 교육: 가장 뛰어난 작품들
8. 반(反)수사학적 인문주의: ‘과학적 문체’의 창조
프랑스: 페늘롱의 『대화론』, 데카르트와 파스칼 철학/영국: 베이컨, 홉스, 로크의 제안들
제6장 18세기 수사학
1. 서론
2. 영국의 중요 수사학자들
존 스털링/데이비드 흄/존 로슨/존 워드/낭송 기예
3. 스코틀랜드 수사학자들
케임스 경/조지 캠벨/위고 블레어
4. 프랑스 수사학자들
세자르 체스노 뒤 마르세/드니 디드로/에티엔 보노 드 콩디야크
5. 이탈리아 수사학자들
지암바티스타 비코
6. 스페인 수사학
이그나시오 데 루산/프란시스코 호세 아르티가스/그레고리오 마얀스 이 시스카르/알폰소 파본 게레로/칼릭스토 오르네로/안토니오 카프마니/마리아노 마드라마니 이 칼라타윤
제7장 19세기 수사학
1. 서론
2. 영어로 씌어진 수사학 작품들
리처드 웨이틀리: 심리학적 토대 확립/보일스턴 교단: 수사학의 문학화
3. 독일 수사학자
요제프 클로이트겐: 수사학의 미학적 토대 완성
4. 프랑스 수사학자
피에르 퐁타니에: ‘문채’의 체계화
5. 이탈리아 수사학자들
6. 스페인 수사학자들
프란시스코 산체스 바르베로: 감정 이론/호세 고메스 에르모시야: 수사학의 논리적 토대/교육적 의도/페드로 펠리페 몬라우: 영혼의 작용과 마음의 영역/수사학과 문학의 통합/수사학, 시학 그리고 문학 이론/설교에 관한 저서들
제8장 20세기 수사학
1. 서론
2. 혁신적 제안들
3. 철학적 수사학
4. 수사학의 언어학적 재설계
5. 일반 수사학을 향하여
6. 보편 수사학
7. 수사학 기능의 복권을 향하여
8. 수사학과 문학 분석
9. 역사적 유산의 회복
10. 텍스트들의 재간행과 번역
11. 역사적 분석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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