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익숙하고 닳은 것들도 어느 순간 경이로운 것들로 새롭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이 시집은 이처럼 추억이라는 지나간 열정 속에서 새로운 열정을 발견하는 시간의 주술이다. 낡은 것들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힘은 시간의 줄기를 바꿔놓는 데서 샘솟는다. 이 시집 속에서 시간의 줄기를 바꾸는 마법의 힘은 사랑과 관능, 그리고 자기 자신까지도 부정하는 비판 정신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시집 속의 화자는 나이 들어가고, 늙었다고 푸념하지만 시는 너무나 젊고 너무나 에로틱하다.
[표지글]
예술가는 서투른 마법사다. 그는 ‘감동’이라는 마법을 실현하려 애쓴다. 그러나 성공하는 적은 드물다. 어쩌다 성공하더라도, 자신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실은 주문을 외고도, 방금 자신이 무슨 주문을 왼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게다가 그 주문은, 다시 쓰이면, 효력이 크게 떨어진다. 사람들은 그런 현상을 매너리즘이라 부른다. 예술의 묘미는 물론 거기 있다. 만일 예술가들이 확실한 주문들을 알아서 늘 성공하는 마법사들이라면, 예술은……
▨ 시인의 말
제1부 바람의 마법
가을 사람
일곱번째 봄
留別 1
留別 2
留別 3
留別 4
雪暮
파초
되짚어가는 處容
늙어가는 燕山
나이 들어가는 아내를 위한 자장가
장미 2
마법성
제2부 흙의 마법
벼슬
악마의 몫
성탄절, 서력 1982년
知音
원주민
定林寺址에서
이룸
한국인, 서력 1990년대
버려진 집에서
値春麻浦東
문 닫은 폐차장에서
여생
껍질로 서서
食口
봉우리
하숙 7
겨울
봄바다에서
인연
맨드라미
견뎌내면 무엇이
老慾이라지만
화해 2
風水
불씨를 나누고
늙어가는 서기의 사랑 노래
마른 깃대 위의 봄
人跡
마법사의 휴일
▨ 해설:기억으로 짓는 마법의 성_김병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