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문지푸른책’ 중 ‘해보자 시리즈’의 첫 책인 『해보자! 영화 만들기』는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가지고 영화를 직접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으로, 초보자를 위한 영화 만들기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제1장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 영화에서 영화감독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하여 꼭 필요한 사항을 간략히 설명하고 있으며; 제2방 「Ready!」에서는 실제 영화 촬영 직전에 필요한 모든 것들, 즉 시놉시스·시나리오·스토리보드·헌팅·캐스팅·리허설 및 스태프와 제작 사양을 결정하는 문제, 그리고 콘티뉴이티와 촬영 계획표(촬영 일정, 촬영 순서), 의상·소품 등과 제작 예산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설명해주고 있다. 제3장 「Action! 촬영하기」에서는 영화적 카메라 조작법 및 조명·녹음 등 촬영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만 간추려 설명하고 있으며; 제4장에서는 촬영 후의 단계인 편집과 효과음 등의 사운드 작업과 독자가 직접 만든 영화를 출품할 만한 중요한 영화제 등 개봉 직전에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에 대하여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제5장에서는 비디오 카메라로 만든 영화가 필름으로 만드는 영화와 기술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각각의 장비 및 조명·편집의 차이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매뉴얼 중 공통 기본기와 독립 영화 제작비 명세서 견본, 제작 스케줄 샘플 및 한겨레신문사가 추천한 영화 100편의 목록 등의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다.
[책 머리에]
이 책을 쓰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책을 따라 하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내야 하는 것이었다. 뭐든 아니겠냐만 영화를 만드는 것 또한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다 알게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그대로, 아니 더욱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실 책에서 말할 수 있는 것보다 오히려 스스로 터득하고 깨쳐나가야 할 의식의 전환이 더 중요하다. 책에서 말할 수 있는 단순한 기술적 지식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배우는 순간 과거의 지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지 않지만 그래도 몇 편의 영화를 만들어본 경험과 그 속에서 알게 된 나의 지식들을 총동원해서 내렸던 처음 결론은 ‘불가능하잖아!’였다. 이렇게 난감할 수가.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영화 관련 책들처럼 대충 책임지지 않을 만큼만 외국 책에서 베껴 쓰고는 모른 척하고 시침 뚝 떼고 있어야 하나.
고백하자면, 이 책은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 거짓말하면 얼굴이 잘생겨지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 많은 미래의 감독들에게 사기를 칠 수 없기에 꽤 오랜 시간 동안 책 한 권에 채울 수 있는 영화 만들기의 한계를 가늠하는 데 보냈다. 나는 완성된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기기 이전에 각각 다른 방향으로 쓴 ‘영화 만들기 책’ 원고를 2개나 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이유이자 의미인 ‘영화를 처음 만들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전문적인 것이었다.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너무나도 많고, 또 그것들은 따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알기 위해선 다른 여러 가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것을 설명하려면 다른 이것저것들을 설명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너무 어려워져서 결국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기획 의도와는 무관한 책이 되어버릴 것이 뻔했다. 에잇, 이것은 너무 깊은 얘기고 저것은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이건 반드시 알아야 하고 이건 나중에 알게 될 터이고, 이런 식으로 하나씩 버리고 모으고 때론 두 개를 합치면서 일단 한 권의 책 분량만큼만 원고를 만들었다.
자! 이것을 어떻게 요리해야 잘 만들어진 맛있는 책 한 권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는 책을 어떻게 구성할지 순서를 정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번째로, 독자가 지금까지는 영화를 보는 입장이었다면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는 만드는 입장이 되게 하자. 그렇게 하기 위해선 암묵적으로 동의된 사실들, 즉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을 재확인하고 독자가 실제 영화를 만드는 순서나 일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 대충은 알고 있더라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세부적인 것들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기로 했다. 오히려 ‘왜 영화를 만드는가’처럼 철학적이고 개인적인 주제는 이 책을 읽는 사람의 인생사와 삶의 자세를 모르는 내가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보다 독자 개개인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분류했다. 두번째, 누가 말해도 절대적으로 옳고 필요한 지식들은 굳이 나까지 말할 필요는 없으니 보다 더 잘 요약, 정리된 내용이 어디에 있다고만 알려주도록 하자. 카메라 사용법이나 편집기 사용법 등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지식이지만 모든 사람이 다 알 필요는 없는 지식이며 그 분야만 제대로 다루려면 책 12권 이상 될 만큼 방대하다. 그렇다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맛보기로 그 중 몇 개만 말하는 것은, 또 영화 만들기엔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그런 내용들은 매뉴얼을 읽기 위한 정도의 기본적인 내용과 우리들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팁을 제외하곤 매뉴얼을 보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편법이지만 영화를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들만 이야기하기로 했다. 공부도 마찬가지지만, 학문으로서 지식은 이것저것 다 알아야 하지만 실생활에 응용해서 사용하는 지식은 그다지 방대하지 않은 것처럼, 영화를 만드는 일에 앞서서 알아야 할 것은 많이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큰 부류로 보면 몇 가지의 과정으로 이루어진 패턴으로 만들어진다. 우선은 그 패턴만을 설명해줌으로써 독자가 한 편의 영화를 완성시켜보면 다시 두번째 영화를 만들게 될 땐 스스로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과연 내 생각대로 될진 모르겠지만.
어설픈 운명론자인 나는 만약 이 책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에 입문한 사람이 위대한 영화감독이 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그렇게 될 운명이지, 이 책 때문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겸손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책 때문에 그렇게 됐어, 하고 잘난 척하기엔 이 책만으론 부족한 것도 있고 또 다른 책, 많은 경험, 그리고 깊은 생각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내 마음 속 저 깊은 곳엔 그런 사람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이 뭔가 대단하게 여겨지던 시절은 분명히 지났다.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고 정해진 방법이 아닌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영상도 영화가 되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 책의 원고를 마치고 나는 내가 만든 단편 영화(「돌아갈 귀(歸)」)를 가지고 독일에서 열리는 ‘오버하우젠 국제단편영화제’에 갔다 왔다.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단편 영화들을 보면서 나는 우리가 너무나도 고립되어 답답하게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평생을 단편 영화만을 만들어온 아흔 살의 감독, 자기 가족의 하루 일상을 담은 귀여운 다큐멘터리, 하나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딱 한 번 웃게 만드는 정말로 재미있는 8초짜리 영화, 무려 10년 동안 한 프레임씩 촬영해서 만든 10분짜리 영화…… 그 내용들의 기발함과 자유분방함, 그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그들의 영화 문화를 보면서 안 되는 것이 많은 이 나라에서 뭐든지 가능한 영화가 과연 얼마나 정직하고 순수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스스로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겠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최소한 이런 고민은 공유했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이라면 너무 거창할까?
현장 사진을 찍어 이 책에 싣게 해준 영화 「가화만사성」의 제작진 여러분, 그리고 이 책의 기획에 대해서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나보다 더 신나했던 재인님과 재인님을 만나게 해줬던 통신 모임 ‘이다’와 엑시언니, 또한 이 책의 완성된 원고를 오랫동안 기다려준 최시한 선생님과 윤병무 과장님, 그리고 편집을 맡아준 이현숙씨와 김리리씨를 비롯한 문학과지성사에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밤마다 원고 쓴다고 부스럭거리며 부엌을 들락거리는 소리와 끊임없이 틀어놓았던 음악 소리,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에 밤잠을 설치셨을 부모님과 누나에게, 막바지에 원고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닦달해준 inblue에게 사랑한다고 누가 대신 좀 전해줬으면 좋겠다. 난 좀 쑥스러워서……
2001년 8월
장호준
책 머리에
제1장 영화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영화에서 영화감독이 해야 하는 것
1. 영화를 만든다는 게 뭐야?
감독만 있는 것은 아니다 |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이지?
2.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3. 어떻게 하면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국내 대학교의 영화학과 진학 31 | 영화 현장으로 진출 | 제작 워크숍 |
그외 다른 모든 방법들을 한 가지 방법으로
4. 영화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무식한 감독에게는 무식한 영화가 나온다 | 가장 훌륭한 교과서는 영화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영화 이론, 영화사를 알아야 하나?|상상력과 통찰력|가장 기본적인 영화 연출
제2장 Ready!
1. 시놉시스
2. 시나리오
신scene, S#―시퀀스 | 상황 설명, 지문 그리고 대사 | 각색 | 구성
3. 스토리보드
4. 헌팅
5. 캐스팅, 리허설
6. 스태프와 제작 사양 결정
7. 콘티뉴이티
8. 촬영 계획표―촬영 일정, 촬영 순서
9. 의상, 소품표
10. 제작 예산
제3장 Action! 촬영하기
1. 촬영에 대해 알아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몇 가지
레코딩 버튼, 누르면 찍힌다. 그렇다면 어떤 카메라로 찍어야 하지? |
카메라의 기본적인 조작: 필터 선택, 화이트 밸런스 맞추기 그리고 초점 맞추기 |
렌즈의 선택: 기본적인 줌 렌즈와 확대 비율 그리고 피사계 심도|
촬영을 할 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작은 것들
2. 조명에 대해 알아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몇 가지
자연 조명: 태양빛을 자유자재로 | 인공 조명: 형광등에서 태양빛이 나는 HMI까지 |
라이트의 종류 | 기본적인 조명의 설계 |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라이트
3. 녹음에 대해 알아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몇 가지
동시 녹음: 소리 없는 화면은 죽은 화면, 그럼 안 들리는 화면은? |
동시 녹음을 할 때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작은 것들
4. 가자! 현장으로
제4장 자르고 붙이고 소리를 입히고,
후반 작업 그리고 개봉 박두!
1. 자르고 붙이고―편집
편집은 무엇으로 하는가? | 리니어, 논리니어 편집 시스템|
교과서에 나온 규칙들 | 편집의 도구| 편집 포인트| 편집 과정의 순서
2. 사운드
싱크, 사운드 편집 | 후시 녹음과 효과음 만들기 | 음악 OST(Original Sound Track)
3. 개봉 박두
영화는 관객을 만나 보여질 때 생명을 얻는다|
당신을 위해 준비된 수없이 많은 영화제
제5장 필름으로 만드는 영화와 무엇이 다른 거지?
1. 필름 vs 디지털 테이프
2. 필름 장비 vs 디지털 장비
3. 필름 조명 vs 디지털 조명
4. 편집의 차이
5. 후반 작업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