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박쥐 공주 미가야

이경혜 지음|양혜원 그림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0년 12월 20일 | ISBN 9788932012186

사양 양장 · 국판 148x210mm · 204쪽 | 가격 12,000원

수상/추천: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책소개

“이 정도라면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김주연·김서정·장경렬·최윤정

4인의 기획위원들이 주저 없이 출간을 결정,  

‘문지아이들’이 자신 있게 내놓는 국내 첫 창작 동화!  

박쥐들의 세계에 대한 치밀한 취재와 꼼꼼한 자료 수집,  

거기에 작가의 넘치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환상적인 이야기!

 

무섭고 불길한 일을 암시하는 존재로, 혹은 이랬다저랬다하는 변덕쟁이들의 대명사로 쓰이곤 하는 박쥐. 『마지막 박쥐 공주 미가야』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한다는 토끼박쥐를 주인공으로하여 사람들이 멋대로 만들어 놓은 박쥐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깨끗이 걷어내 줍니다.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보면 어느 새 어린이들은 박쥐들의 생태뿐 아니라 그 친구들인 오소리, 두더지의 생태까지도 알아 가는 기쁨을 얻게 됩니다. 더불어 무분별한 인간들 때문에 점점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 개요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겨울, 얼어붙은 폭포 뒤쪽으로
깊숙한 동굴 하나가 숨어 있다.
동굴 속은 무덤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살아 있는 것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아니다. 살아 있는 것이 있다.
동굴 벽에 자그마한 박쥐 한 마리가 매달려 있다.
겨울잠에 빠져 있는 박쥐.
날개로 온몸을 폭 감싸안은 채 꼼짝 않고 죽은 듯이
매달려 있는 자그마한 박쥐 한 마리.
그렇다. 외롭게 잠들어 있는 이 조그만 박쥐가
바로 우리의 미가야 공주다. 미가야 제국의 마지막 공주이자 유일한 백성.
공주마저 사라지게 된다면 미가야 제국은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영원히……

그 동안 미가야 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미가야 제국의 백성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혼자 남은 미가야 공주의 앞날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 줄거리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겨울, 얼어붙은 폭포 뒤쪽 깊숙한 동굴 속. 자그마한 박쥐 한 마리가 외롭게 매달려 있다. 외롭게 잠들어 있는 이 조그만 박쥐가 바로 미가야 공주다. 미가야 제국의 마지막 공주이자 유일한 백성. 공주마저 사라지게 된다면 미가야 제국은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영원히……

 

미가야 공주에게도 따뜻하고 지극히 행복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아름답고 아름다운 밤, 미가야 제국의 여왕이었던 엄마와 수많은 백성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미가야 공주. 엄마 배에 매달려 젖을 빨고 마냥 응석만 부리던 미가야 공주가 어느 새 혼자 매달리는 법과 나는 법을 배우고 혼자서 먹이를 잡을 수 있게 되었을 무렵, 세상의 아름다움에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했을 때, 미가야 제국은 인간들로부터 공격을 받는다. 겨우 살아남은 긴속눈썹을 데리고 엄마와 백성들을 찾아 산밑 마을로 내려간 미가야 공주는 굴비 꿰듯 주르르 밧줄에 매달린 채 말라가고 있는 자기 종족들의 처참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 사이에는 가장 몸집이 크고 자기와 똑같이 황금띠를 가지고 있는 여왕 박쥐인 엄마의 모습도 있었다. 슬픔과 분노로 몸을 떠는 미가야. 결국 긴속눈썹마저도 잃고 혼자서 외롭고 힘든 겨울을 나게 된 미가야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 작가의 말

어렸을 때 나는 서울역 앞에서 살았다.
좁은 마당을 거느린 작은 한옥이었지만 적지 않은 동물들이 함께 살았다.
마당에는 강아지가 있었고, 지붕에는 고양이가 돌아다녔고,
다락에선 쥐들이 쿵쾅거렸고, 장독대 밑을 뜯어 만든 수족관에는
붕어, 잉어, 미꾸라지들이 헤엄치고 있었고,
마루 천장에는 제비가 집을 짓고 있었고,
천장에 매달린 새장에는 십자매 두 마리가 재재거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끊임없이 집으로 동물들을 끌고 들어왔다.
날개 다친 비둘기도 안고 들어오고,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와 메추리도 사 들고 들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동네 시장에 이상하게 생긴 아저씨가 왔다.
그 아저씨는 돗자리를 펼쳐 놓더니 처음 보는 희한한 동물들을 풀어 놓기 시작했다.
박쥐, 두더지, 지네, 전갈, 도마뱀……
나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박쥐를 본 것이다.
그림책에서만 보아 온 박쥐를 눈앞에서 보다니!
하지만 다리에 실이 묶인 채 축 처져 있는 박쥐는 내 상상보다 훨씬 조그마했고,
조금도 교활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길로 집으로 달려가 돼지 저금통을 찢어서 그 박쥐를 사왔다.
아저씨는 인심 좋게 두더지까지 덤으로 주었다.
하지만 그 박쥐는 한 번도 날아 보지 못한 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이틀 만에 죽었다.
두더지 역시 땅 한 번 파 보지 못하고 박쥐의 뒤를 따라갔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는 박쥐와 함께한 유일한 추억이다.
이 동화를 쓰기 위해 나는 박쥐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박쥐는 살던 곳을 떠났거나,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거나, 나를 놀리듯 다른 사람들의 눈앞에만 나타났다.
결국 나는 살아 있는 박쥐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경동시장을 뒤져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
꾸덕꾸덕 말라 가는 죽은 박쥐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박쥐를 만나고 돌아오는데 한겨울 얼음물에 들어간 것처럼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 날은 햇살이 유난히 따사롭던 6월의 어느 날이었다.
그 때 나는 박쥐 한 마리가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온 것을 알았다.

이 글은 마음에 품기는 오래 품었어도 실제로는 며칠 만에 써 낸 글이다.
믿어지지 않게 얘기가 쏟아져 나와서 다 쓰고도 무언가를 써 냈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저 박쥐로 잠시 살다 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 글이 가여운 박쥐들의 넋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박쥐들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마음 속으로 가만히 빌어 볼 뿐이다.

고마운 마음 표시하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지만 굳이 여기에 쓰지 않아도 다 아시리라 믿는다.
단지 「한국의 박쥐」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든 연출자 서유정님께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분이므로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
그 프로가 없었다면 살아 있는 박쥐 한 마리 못 찾아 낸 내가 과연 이 글을 쓸 수 있었을까?

2000년 12월
춘천에서 이경혜

목차

〔차례〕

1 미가야 공주의 꿈
2 미가야 공주의 탄생
3 그 행복했던 날들
4 엄마 품을 떠날 때
5 새로운 날들
6 사람이라는 짐승
7 미가야 제국의 역사
8 재앙의 날
9 새로운 보금자리
10 홀로 남게 된 미가야
11 외로운 겨울잠
12 새로운 탄생
13 오소리의 생일 파티
14 죽음의 위기에서 꽃핀 우정
15 달밤의칼
16 미가야의 사랑
17 달밤의연꽃

작가의 말

작가 소개

이경혜 지음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책 말고도 바다를 포함한 모든 물, 고양이를 포함한 모든 동물, 산신령을 포함한 모든 신, 만년필을 포함한 모든 문구류를 좋아한다. 2001년 장편 동화 『마지막 박쥐 공주 미가야』로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을 받았다. 그림책부터 소설까지 다양한 글을 쓰며, 불어와 영어로 된 그림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도 하고 있다. 그림책 『새를 사랑한 새장』 『행복한 학교』 『안 잘래』 등에 글을 썼고, 동화책 『사도사우루스』 『유명이와 무명이』 『용감한 리나』, 청소년 소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 녀석 덕분에』 『그들이 떨어뜨린 것』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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