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연구

서우석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2000년 8월 30일 | ISBN 9788932011912

사양 신국판 152x225mm · 386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개요〕

이 책은 서울대 작곡과 서우석 교수의 회갑 기념 논총이다.

여기 모은 글들은 1980년대 전후 최루탄 냄새가 스며드는 힘든 상황 속에서 좁은 연구실 안에서 지폈던 작은 불꽃의 결과로서 대부분의 글은 1990년대 후반 음악학 협동 과정의 박사학위 논문들이다.

이들은 음악이 사회와 결코 유리될 수 없다는 절대적 신념 아래 철학과 인문학 자연과학을 아우르면서 심리학·현상학·기호학·사회학·구조주의·후기 구조주의·정신분석학을 음악에 적용시켜나갔다.

제1부 음악과 공간, 제2부 음악과 성찰을 통해 우리는 그 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음악 연구의 한 방법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머리에〕

지난 세월을 잠시 회상해보자. 1981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이론 전공이 신설되고 그 후 1984년 대학원에 이론 전공 과정이 신설되었다. 이를 계기로 음악 이론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선 70년대 중반부터 내 연구실에서는 원서 읽기의 모임이 있었다. 당시 책읽기 모임은 방학 중에도 그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학기 중이거나 방학 중이거나 구별 않고 계속되었던 반정부 데모에 대한 구조적 대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일을 지금 다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00년을 전후해서 60회 생일을 맞는 사람들에게, 특히 대학생들과 늘 접촉해야 하는 교수들에게 그 시절은 참으로 끔찍한 세월이었다. 우리의 30대 중반과 40대 전반은 그런 세월 속으로 가버린 것이다.

아침에 학교에 오면 어제 오후의 격전을 알리듯 교내는 최루탄 냄새로 가득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내 연구실에 모이는 학생들과 나는 여러 분야의 책을 읽고 있었다. 그렇게 책을 읽는 것이 아마 나로서는 그들로 하여금 데모에 참여하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요즈음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음악에 관련된 철학과 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었다. 음악심리학·음악현상학·음악기호학·음악사회학 등이 그러한 분야였다. 우리는 이들 학문을 접하면서 음악 연구의 방법론과 그 결과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음악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한 분야이다.

요즈음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음악 연구와 연관될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언어에 대한 절대적 신념에 회의를 가지고 이에 대해 반성하면 할수록 음악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음악이 언어보다 먼저 존재하는 인간의 존재론적 양태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침묵으로 환원되어 없음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음악의 관점에서 보자면 언어적 침묵은 바로 존재의 양태, 즉 선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심리학·현상학·기호학·사회학·구조주의·후기 구조주의·정신분석학 등에 이르기까지, 음악에 적용 가능성을 가진 여러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당시 불어에서 영어로 번역이 시작되고 있던 라캉, 데리다, 푸코 등의 서적은 구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음악과 이론』(1∼4권)이 출간되었다. 당시 함께 공부하였고 지금은 유학 중인 제자들로부터 “당시 우리가 가졌던 관심이 미국과 유럽의 음악학계에서 요즈음에 와서야 눈뜨기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미국에서도 음악기호학이 대학원의 강의 이름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여기 모은 글들은 80년대 전후 최루탄 냄새가 스며드는 힘든 상황 속에서 창문을 닫아 건 좁은 연구실 안에 지폈던 작은 불꽃의 결과다. 대부분의 글은 1990년대 후반 음악학 협동 과정의 박사학위 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당시 함께 공부했던 많은 벗들이 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나의 60회 생일을 맞아 제자들과 의논하여 이 책을 출간한다. 편자를 제자들의 이름으로 하려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물러서서 내 이름으로 편자를 정했다. 그러나 그들의 글이 이 책을 빛내고 있음을 독자들은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70년대 최루탄 속에서 핀 꽃들이 이제 열매를 열고 있다. 이들 건강한 나무들의 장래에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지금 이 정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70년대와 80년대 최루탄 속으로 자신의 생명을 던진 많은 학생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떤 학문이건 그것이 한 나무로 서기 위해서는 그 뒤에 많은 희생이 있어야 함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도착이고 출발이듯 이 책 역시 도착이며 또한 출발이다. 그래서 이 책이 이룬 작은 성취가 한국 음악계에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2000년 8월
서우석

〔필자 소개〕
(가나다순)

구경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 전공 졸업. 동대학원 음악학 석사. 동대학원 협동 과정 서양음악학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강사.

김방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동대학원 음악대학 이론 전공 석사. 동대학원 협동 과정 서양음악학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강사.
역서로 『음악사회학 입문』 『모차르트』 『베토벤』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음악 사상 연구」 「바켄로더와 티크의 음악 사상 연구」 「아도르노의 음악 해석과 진리성」 등이 있다.

김원명: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 석사. 동대학원 음악학 박사. 현재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교수.
저서로 『교양인을 위한 음악의 이해』 『전환기의 음악』, 역서로 『말러』, 논문으로 「지방 음악대학 교육 과정 개선 및 경영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김은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프랑스 리용 2대학(D. E. A.), 프랑스 파리 4대학 박사. 현재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조교수. 역서로 『음악 분석 연구』 『작곡 입문』, 논문으로 「하인리히 솅커 이론의 수용에 관한 연구」, “Etude analytique sur ‘les Malheurs d’Orphee’ de Darius Milhaud” “La musique de ballet de Darius Milhaud, tude analytique et critique” 「다뤼스 미요의 발레 음악 「인간과 욕망」에 관한 분석」 「다뤼스 미요의 초기 발레 음악에 관한 분석, 비평적 연구」 등이 있다.

민은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이론 전공 졸업. 동대학원 이론 전공 석사. 파리 소르본 대학 석사 및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저서 『음악과 페미니즘』, 역서 『음악사회학』, 논문으로 “La nature et sa traduction musicale dans la chanson parisiene 1530∼50” 「프랑스 대혁명의 음악사적 의의」 「오르페우스 신화와 오페라의 상징 구조 연구」 「마쇼 모텟의 분석 연구」 「나티에의 음악기호학」 「인도 음악의 리듬 구조」가 있다.

박은경: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 전공 졸업. 동대학원 음악학 석사. 동대학원 협동 과정 음악학 박사. 현재 천안외국어대학 음악과 교수.
논문으로 「이상준의 풍금 독습 중등 창가집 연구」 「이상준의 최신 창가집 연구」 「이상준 연구」 「일제 시대의 음악 교과서 연구―1910∼30년을 중심으로」 「한국 최초의 작곡가 김인식 연구」 「한국 근대 음악사의 한 장을 장식한 연구 성과」 등이 있으며, 역서로 『피아노 교수법을 위한 프로젝트』가 있다.

전지호: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이론 전공 석사. 동대학원 서양음악학 박사. 현재 서울대학교, 경원대학교 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강사.
역서로 『음이란 무엇인가』 『기호학과 언어철학』 『음악의 구조적 들음』 『서양 음악사』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조성 음악에 있어서의 음정 연쇄에 대한 구조적 표현」 「인도 음악의 선율 구조」 「연주회장의 간접 소리와 주관적 효과」 「서양 음악 이론의 수용과 발전에 관한 연구」 「음악현상학이란 무엇인가」 「음악과 연결주의: 컴퓨터 음악의 새로운 개념」 「드뷔시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제1집 2번 Voiles 분석: 모호성과 정합성의 변증법」 등이 있다.

목차

〔차례〕

책머리에

제I부 음악과 공간

음악, 기호학의 경계선/서우석

음악, 떠도는 기의/서우석

소리와 음악의 해체/서우석

음악의 위상적 공간/전지호

아도르노의 음악사 재구성의 전제/김방현

영화 속의 음향/구경은

제II부 음악과 성찰

페미니즘 음악 담론의 전망과 한계/민은기

프랑스 6인조 음악에 사용된 대중 선율 연구/김은혜

고급 공연 예술에 대한 외부 재정 지원의 경제학적 논거/김원명

이상준의 창가 연구/박은경

필자 소개

작가 소개

서우석 엮음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음악과 이론』 『말과 음악, 그리고 그 숨결』 『음악, 마음의 산책』 『음악을 본다』 『시와 산문의 의미장』 등이, 옮긴 책으로 『기호학 이론』 『서양음악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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