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소외되고 사물화된 인간의 모습을 냉혹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묘사에 의해 구축되는 인간 부재의 공간은, 잠들어 있거나 마비되어 있는 우리의 의식을 비수처럼 날카롭게 찌른다.
[시인의 산문]
지금까지 나는 일상의 안팎에서 내던져져 있는 버려진 존재들을 그려왔다. 그것들은 하찮고 쓸모 없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그것들은 우리들로부터 버려진 것들이다. 이런 사실을 거꾸로 뒤집으면, 그것들은 동시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우리들 자신의 각양각색의 모습들이 된다. 그렇다면 그것들은 결코 하찮거나 쓸모 없는 것들일 수만은 없게 된다. 한 존재는 단순히 그 자신만으로 있기보다는 다른 존재들과 얽혀 있다. 그래서 각 존재들은 얽힘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느끼고, 그 속에-유토피아 또는 극락과 지옥까지도 그 속에서 벗어나지 아니한다-더욱 확실하게 있고 싶어한다. 우리 주변의 버려져 있는 것, 내동댕이쳐져 있는 것들을 자세히 보라. 한결같이 그리워하는 모습들을 하고 있고, 빛나는 세계 속에 들기 위해 필요한 사랑의 금빛 열쇠를 갖기를 꿈꾸고 있지 않는가. 내가 그려 보이는 것이 바로 버려진 존재들의 모습이라면, 나의 시는 분명 사랑의 시이며, 사랑을 꿈꾸는 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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