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꽃

문학과지성 시인선 42

최두석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84년 12월 20일 | ISBN 9788932002200

사양 신46판 176x248mm · 106쪽 | 가격 8,000원

책소개

『대꽃』은 그가 감성과 지성의 어려운 통합을 이뤄내고 있는 시인임을 넉넉하게 보여준다. 그는 단단한 현실 인식과 섬세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독특한 ‘이야기 시’ 양식을 창출하여 참담한 현실을 놀라울 만큼 차분하게 이야기하는데, 그 차분함 속에는 짙은 슬픔과 분노와 사랑이 은밀히 충만되어 있다.

[시인의 산문]

대학 시절 바울학사라는 곳에서 지낸 적이 있다. 육이오 전에는 교회였다고 하는데 거기에 칸막이하여 방을 여남은 칸 만들어서 한 방에 두어 명씩 들어가 살았다. 수도 요금과 전기세 정도만 계산하고 방세는 내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나와 비슷한 형편의 학생들이 광대뼈가 불거져나온 채 몰려 살았다. 원래 교회 건물이기에 지붕이 높아 천장 사이의 공간이 넓어서 비둘기들이 떼로 몰려들어 살았다. 아침에는 으레 비둘기 울음 소리를 들으며 잠이 깼는데 그것은 노랫소리가 아니고 병든 비들기의 신음 소리였다. 여름에는 비가 새는 일이 잦고 빗물에 젖은 천장에서 비둘기 알이 굴러 떨어진 일도 있었다. 비둘기보다 이 기숙사를 잘 특징지어주는 것이 빈대이다. 그리하여 통산 빈대학사라고도 불렀다. 빈대의 내력을 캘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육이오 때는 서울 시내 곳곳에 퍼져 있던 빈대가 모두 이곳에 몰려들었다고 생각될 만큼 번성하였다. 숨을 곳이 너무 많아 아무리 농약을 쳐도 없어지지 않았다. 수시로 몰려왔다 사라지는 빈대, 가끔은 손톱 밑에서 비린내를 풍기며 으깨어지는 이 빈대들에게 시달리며 살 무렵부터 시에 발목이 붙잡힌 바 되었다.

목차

▨ 自序

노래와 이야기
나무
그늘
달래강
임시 정부
비둘기와 빈대
옻나무
장마
가투
누에 이야기

불태산
꽃바위
까마귀
둠벙
숫돌
은행나무
꿀벌 기행
대바구니
전우치의 황금대들보
낡은 집
수국댁
누님
고재국

정여립
한성대
춘열 양반전
두꺼비
놀부전
내시
장화홍련
망월동
기종도
관동리
고라니

박쥐

박정길 양
김용오 씨
전쟁놀이
우렁 색시
옥녀봉
아카시아
불모 작업
어등산
광화문 이순신
참새
한강을 건너며
전중어탕
문정배

수연산의 홍길동

대꽃 1
대꽃 2
대꽃 3
대꽃 4
대꽃 5
대꽃 6
대꽃 7
대꽃 8
사할린

▨ 해설·이야기와 상처 다스리기·성민엽

작가 소개

최두석 지음

시인 최두석은 1955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교육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0년 『심상』에 「김통정」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대꽃』 『임진강』 『성에꽃』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꽃에게 길을 묻는다』 『투구꽃』이, 평론집으로 『리얼리즘의 시정신』 『시와 리얼리즘』 등이 있다. 2007년 불교문예작품상, 2010년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독자 리뷰

독자 리뷰 남기기

1 +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