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손금에서 자라는 무지개』는 꿈꿀 자유를 억압하는 상황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드러내면서 다른 한편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우수를 보여주고 있다. 시적 원숙기에 들어선 그는 이제 그만큼, 제주라는 특정한 공간의 정서를 키우면서 그것을 뛰어넘어, 우리 모두와 인간 모두의 현실적·자연적 존재 양상을 투시하는 보편의 서정 세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산문]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는 그야말로 소중한 것이다. 그것들은 때로 나를 짜증나게 하고, 나를 골려주고 그래서 나를 화나게 하고, 때로 나를 웃게 하고 그리고 나를 울려준다. 그러나 아직 나는 그것들에게 소중한 존재로서 기억되지 않는다.
내가 없는 세상은 얼마나 아기자기할까. 그럴까. 내가 있으므로 과연 거북한 세상인 것일까.
나의 시는 이 세상에 있어야 되는 것일까. 이 세상에 없어도 좋은 시를 어째서 나는 부지런히 피를 말리며 써야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시는 쓰지 않으면 될 일일까.
그렇다. 나는 시쓰기를 그만두기로 하자. 참말로 내가 써야 될 시를 위하여 시쓰기를 그만두기로 하자.
나는 내가 써야 될 시쓰기를 위해 시쓰기를 새로이 하기로 하자. 시를 안 쓴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시는 언어의 축제……나는 가난뱅이지만 한번쯤 그 축제를 나 스스로 장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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