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방

문학과지성 시인선 56

이승훈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86년 10월 5일 | ISBN

사양 신46판 176x248mm · 158쪽 | 가격 4,000원

책소개

『당신의 방』은, 기왕의 그의 시가 보여온 자기 폐쇄적인 내면의 서성임을 벗어나, 조금씩 타자의 세계로, ‘너’와의 구체적인 관계로 의식의 문을 열어가는 모습을 드러낸다. 단순한 문체로, 반복되는 시행들이 바로 그러한 움직임의 표현으로서, 여기서 시인은 개인적인 주관의 문턱을 넘어, 소망스런 따뜻함으로, 구체적인 타인의 삶을 껴안는다.

[시인의 산문]

모든 서정시는 언어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한 안타까운 시도인지 모른다. 언어가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인식을 떠올린다. 그에 의하면 언어는 처음 현실을 그리는 그림으로 인식되고, 다음 자율적인 규칙의 세계인 운동 경기로 인식되고, 마침내 파리가 갇힌 유리병 혹은 사다리로 인식된다. 유리병 속에 갇힌 파리들, 그것이 우리 인간들의 초상이다.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렇기 때문에 이 유리병을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사다리 역시 일단 목표물까지 오르게 되면 버려야 한다. 언어를 감옥으로 인식하는 태도와 언어를 유리병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같다. 언어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없는 것, 언어의 유리병을 깨고 나올 수 없는 것-이것이 우리들의 삶의 조건이다. 우리는 유리병 속에 갇힌 파리들에 지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 감옥에서 벗어나며, 어떻게 이 유리병을 깨뜨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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