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시도하는 것은 인식에 관한 저자의 입장을 밝히면서 암시적으로 윤리적 종교적 물음에 대한 자세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즉 삶에 대한 근원적인 의미를 천명함으로써 올바른 ‘인식’과 참다운 ‘실존’의 문제에 접근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여기 모은 글들은 대충 지난 3년 동안 따로 적은 대로 여러 곳에 발표했던 것이다. 대부분 요청에 따라 씌어졌고 때를 달리했던 관계로 하나의 설정된 문제를 일관성 있게 전개한 것이 될 수 없다.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 글들을 쓰는 동안 필자는 철학의 핵심 문제인 인식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내 자신이 언제나 관심을 갖고 있는 예술·문학과 자주 관련되어 검토되었다. 인식의 문제와 아울러 삶의 문제, 이른바 실존의 문제에 무관할 수 없는 필자로서는 극히 산발적이나마 그런 나의 관심과 그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꾸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술에 관한 책을 머지않아 낼 예정이며 종교에 관한 책을 구상중이지만, 여기 모은 글들을 통해서 다소 산발적이나 독자들은 철학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지적 입장과 삶에 대한 근본적인 도덕적 자세를 엿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만약 이 글들이 독자들에게 철학에 대한 사고와 삶에 대한 실존적 사색을 아주 적게나마 자극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만족을 바랄 순 없다.
책머리에
Ⅰ. 인식과 존재
인문과학의 방법론
인문과학과 해석학
문학과학에의 접근
시와 인식
현상학과 문학
사회 현상이란 무엇인가?
사회과학과 현상학
인식 상대주의
인식과 존재
Ⅱ. 실존과 논리
키에르케고르와 실존
언어와 체제
과학과 이데올로기
시적 지향
문학의 기능과 작가의 고통
예술과 사회
Ⅲ. 어둠과 빛
소외의 개념
석유 문명과 서양의 사양(斜陽)
나찌하의 레지스탕스
가짜
어둠과 빛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