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새로운 사학 동향으로서의 구조 사학의 성격과 지향을 소개 평가하며, 폭력적 정황으로서의 현대사에 대한 진단을 가하고, 지식 사회의 핵으로서의 대학과 학생 운동의 본질을 역사적 전망에서 검토한다.
[머리말]
그간에 여러 계간지·월간지 및 대학신문 등에 실렸던 글들 중에서 추려, 한 권에 묶게 되었다. 이렇게 묶고 보니 이번에도 글의 주제가 대체로 지식 사회와 대학을 둘러싼 제문제 및 역사 사상의 새로운 경향에 관해 집약된 듯하다. 이러한 사정은 그간의 필자의 관심의 소재를 말하는 것이지만, 한편에서는 또한 이 글들이 씌어진 80년대의 이 땅의 지적 풍토의 상황과도 관련이 없지 않다고 할 것이다.
문자와 문자를 타작하는 지식인들에게 있어, 바람직한 계절과 그렇지 못한 계절이 있게 마련이라고 하지만, 진실이 가리어지고 축출당하며 허구의 논리가 횡행하는 우리의 풍토를 ‘식자우환(識字憂患)’으로만 한탄할 수도 없을 것이다.
오랜 회색의 나날 뒤에 은화(隱花)화와도 같이 피어 난무하는 이데올로기와 행동의 논리 속에서 글을 읽거나 글을 쓴다는 의미를 새삼스럽게 되새겨본다. 역사는 정념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지만, 그럴수록, 정염은 지(知)의 연금장에서 여과되어야 하지 않을까. 허위와 격정의 시대 속에서 오늘날처럼, 지적 염직성(廉直性)이 소중하게 생각될 때도 없다고 할 것이다.
여러 가지로 미진한 이 그들의 행간에 지의 염직성을 향한 자그마한 의지를 읽어 주기를 기대함은 필자의 과분한 바람일까.
책머리에
Ⅰ
‘정념’으로서의 역사
심성·일상성·사회
사회와 국가
사회 인식과 세계 사상의 형성을 위해
Ⅱ
제1차 대전과 그 문명사적 의미
파시즘과 인민 전선
금서(禁書) 체제와 지식인
민중의 계보와 논리
변혁의 논리와 행동
Ⅲ
4·19, 그 상황적 논의
1968년 5월 학생 혁명
허구와 상상력
비교의 지적 풍토
대학의 자유와 현실
기술 산업 사회와 대학
Ⅳ
부르크하르트의 문체·P. 게이
역사 인식의 정신적 과정·J. 호이징하
주체와 권력·미셸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