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통적인 서정과 수법을 통해 드러내는 그의 시는 그러나 현대의 조직 사회에 의해서 망가지는 이곳의 우리의 일상과, 역사에의 전망이 오늘 우리의 정서에 어떤 의미를 드리우고 있는가를 깊이 성찰하고 있다.
[시인의 산문]
시를 쓰는 일은 경험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일이다. 그렇게 찾아진 질서는 지식이라고 불린다. 물론 시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모든 문학이 그렇다. 따지고 보면, 예술·학문·종교를 포함한 모든 지적 작업이 그렇다.
우리가 시로 접근할 때 자신의 질서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경험들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시를 쓰는 사람들과 그 시를 읽는 사람들은 그렇게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시가 쓰이고 읽힐 까닭이 없다.
시가 지식인 이상, 그것은 다른 예술적·학문적·종교적 지식들과 마찬가지로 지식의 특질을 지닌다. 그 특질들 가운데 멋있는 것은 “지식은 수확체감의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 유일한 생산 수단”이라는 점이다. 시라는 형태로 짜여진 지식이 생산 활동에 직접 쓰이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그것이 수확체감의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오롯이 남는다. 어렵게 얻은 지식을 혼자 즐기지 않고 제대로 팔리지도 않을 시집으로 엮으려고 기를 쓰는 현상이 그 사실로 조금은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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