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의 시들은 소외된 이웃들과 연대하려는 그의 실천적 삶의 산물들이다. 그는 자신을 끝없이 비움으로써 타락한 현실과 떳떳하게 맞서며 또한 그럼으로써 가난한 민중들의 고통의 구체와 만나고자 한다. 이 진정한 만남의 문학적 표현이 바로 이 시집이다.
[시인의 산문]
나는 촌놈이다. 촌놈은 촌에 살아야 되는데 나는 서울에서 산다. 서울에서 살면서도 삐까뻔쩍하게 광도 안 난다. ‘에그! 촌놈’ 소리를 들으며 산다. 그렇다고 고향에 가면 고향 친구끼리 아주 잘 어울려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말들은 안 하지만, 내 몸 구석 어딘가에 빤지름한 도시의 물때가 묻어 있는 것처럼 나는 참 한심하게 살고 있다.
서울에선 촌놈이고 촌에 가면 도시놈이 되는 그런 삶은 참 재수없는 삶이다. 내가 시의 형식을 빌려 끄적거린 글도 똑같다.
나는 날릴 깃발도 없다. 깃발 그림자에서 깃발을 쳐다볼 뿐이다. 그렇다고 누구들처럼 ‘상상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지도 않는다.
그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여기저기서 욕만 얻어먹는, ‘5월’을 부를 때 ‘흑산도 아가씨’를 불러 지탄받고 그 반대로 또 지탄받는 그런 사람의 알량한 속성을 비판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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