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 타즈마할』은 텍스트화된 세계의 온갖 것들이 들어차 있다. 시인은 그것들을 재가공하거나 혹은 날것 그대로 콜라주한다. 시행마다 그러한 텍스트와 시인의 목소리가 겹쳐지고, 뒤섞이고, 방치되고, 덧씌워져 독특한 이미지를 구성한다. 그 이미지들이 겨냥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현대 문명에 대한 야유와 조롱이며, 심층적으로는, 욕망의 흐름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추적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현대 세계의, 전체와 부분, 외부와 내부를 고스란히 형상화하고 있는 한 거대한 변화와 맞대면하게 된다.
[시인의 산문]
언어는 기호가 아니라 자취이며 흔적이다.
무엇을 채운다는 것은 무엇을 지워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이 마이너스적 과잉과 플러스적 과잉의 제로점에서 나는, 쓰는 의식을 쓰는 행위와 일치시킨다. 나는 적는다. 그것은 내 행위의 의식이 긁힌다는 것이며, 모든 컨텍스트는 모든 텍스트의 돌발성에 의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절제된 시어’라는 고정관념은, 나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마이너스적 과잉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나의 빛에 갇힌 자이다. 그 속에서 세계의 뿌리를 더듬으며, 만지는 눈먼 자의 상상이 내 과잉의 전략이다. 하여, 나의 궁극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있다. 나의 흔적이 남겨지고 있는 여기, 이, 길 위,
길은 시인의 정원이다. 눈먼 자의 상상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이 정원에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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