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시집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탈의 시집이다. 시인은 배반과 갈등, 사랑과 욕망, 탄생과 죽음, 심지어 종교에도 이끌리지 않는, 흔적 없이 생겼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바람과도 같은 세계를 보여준다. 그러한 세계는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너그럽고 겸손한 마음의 경지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불교니 기독교니 하는 종교 교파의 경계까지도 허물어뜨리는 초연함이 자못 새벽달 같은 단아함을 풍긴다. 그래서 이 시집의 말들은 수식도 기교도 없이 단순하고 투명하다.
[시인의 산문]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가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 이상의 그 어떤 것도 남에게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시인은 사람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이 세상 만물도 한없는 사랑으로 품어 안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뜨게 되기 때문이다.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어떤 언어 조립의 기술도 거부’할 때 시인의 감동할 줄 아는 가슴은 열리고, 그 가슴으로 감동한 것을 다른 사람의 가슴에도 똑같이 감동할 수 있게 하는 시를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시는 직정언어(直情言語)로 씌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말은 오늘도 시인이 지킬 수밖에 없는 마땅하고 당연한 화두(話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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