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인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겪는 절망과 그 절망을 디디려는 순순한 열망과 갈망을 뜨겁게 노래한다. 그의 노래는 좌절이며 고통이지만 맑고 싱싱하다.
[시인의 산문]
“사람과 사람 사이는 행길이야.”
“아니아니, 막다른 골목이에요.”
“글쎄 행길이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는 어차피 막다른 골목이에요.
“그런데 이런 관계를 도대체 무엇이라고 부르면 좋을까? 나는 그것을 긴장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힘을 용솟음치게 해서 파멸을 막아주는 긴장이 아니라, 오히려 이세상을 살아나가는 힘을 위축시켜버리는 긴장이라는 점이다.
관계는 어떻게든 존속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한데 뭉쳐서 의좋게 한덩어리가 될 만한 긴장력이 없는 것이다. 관계는 현재도 존재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며 존재하고 있지 않는 것같이도 보인다. 즉 알맹이가 없어서 오히려 일종의 완만한 꿈과 같이 속절없고 끊어지는, 일없이 그저 줄줄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는 순탄하든 험악하든 모두 제 갈길이 있는 것인데, 이 사랑은 전혀 그런 길이 없는 것이에요.”
– 1979년∼1989년 현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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