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첫 시집 『조용한 개선』에서부터 『이슬의 눈』까지를 망라하고 신작시 17편이 함께 들어 있다. 겸허하게 삶을 응시해온 시인의 내밀한 채취와 시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책머리에]
이 시집은 가장 시인답지 못하게 살아온, 그래서 시 앞에서는 항상 주눅들고 부끄러워지는 사람이 쓴 시들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3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을, 시인에게는 피와 살과 같은 모국어권을 떠나, 또 의사라는 조금은 엉뚱한 직업인으로 살면서, 자식들조차 읽지 못하는 시를 몸에 동여매고 살아온 것을 생각하면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보이게 안 보이게 상처받거나 주위가 낯설 때 시를 써보겠다고 조용한 구석을 찾았다. 그때마다 안간힘 쓰며 씌어진 시는 내게 따뜻한 위로와 힘을 주었다. 그래서 누가 내 시를 읽으면서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나는 더없이 행복할 것이다. 세상에 비슷한 누군가가 있어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 시들은 모두 고국에서 수십 년에 걸쳐 발표된 것들이고 뒤의 십여 편을 빼면 몇 권의 내 시집에 들어 있던 것을 거의 씌어진 순서대로 묶은 것이다.
–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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