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를 위하여

문학과지성 시인선 85

강창민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0년 6월 10일 | ISBN

사양 신46판 176x248mm · 131쪽 | 가격 5,000원

책소개

독특한 상징과 참신한 상상력으로 평이한 일상을 뒤집어 우리 삶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는 시인의 시는 단순한 말놀이를 넘어 세계를 새롭게 보려는 열망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잡다한 일상의 표피적 세계에서 삶의 근원을 읽어내는 놀라운 통찰력이 깃들어 있다.

[시인의 산문]

내 ‘敵’은 추상명사의 상태였고 외부에 있기보다는 내부에 있었다. 그 적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성장기에 필요한 조건이고 환경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적을 왜소화시켰고, 결국은 내 꼭두각시로 만들어 내 합리화의 좋은 방편으로 삼았다. 그런 만큼 나는 당당하지도 떳떳하지도 못하고, 왜소해지고 이기적인 속물로 조금씩 낡아졌다.

그 적을 다시 되살릴 수 있을까?

내게는 시를 생각하는 것조차도 적을 생생하게 존재케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시를, 시인의 구실을, 명사를 수식하기만 하는 문장 속의 副詞로 규정했다. 일기장 속에 갇혀 있을 적에는 그 명제를 의심하자 않아도 좋았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일기장의 문맥에서 거주할 수 없음을 자각한다.

나는 좀 자유로워져야 하고 내 적도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이 있음으로써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됨으로써 내가 존재할 이유가 있다는 명제를 성립시켜나가야 한다. 그건 개념 수정을, 삶의 인식과 시적 대응의 변모를, 내가 거주해야 할 문맥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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