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발랄하고 경쾌한 상상력을 통해 사물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어주는 그는 사물에 기존의 옷을 벗기고 새로운 옷을 입히며 답답한 현실을 새로움의 충동으로 일구어놓는다. 그리하여 그는 시를 통해 사물을 끊임없이 바꾸어간다.
[시인의 산문]
1.
재작년 겨울, 한 친구에게, 춤을 추러 가는 망년회가 있는데 끼지 않겠느냐고 권한 적이 있다. 그는 수줍은 표정으로 “나는 춤을 출 줄 몰라요”라고 거절했다. 나는 그 수줍음과 내향성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운동 선수와 무용수들은 대개 내향적이다. 격렬하게 몸을 움직일 때일수록 그들은 자기 자신 속에 골몰하고 있다. 그때 그들은 오직 존재감으로 충만하다.
내 詩여, 지금 둔하게 우그리고 앉아 떠벌이고나 있지 않는가?
2.
이왕이면 가장 나다우면서도 아름다운 사진, 그것이 가능치 않다면, 나 같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사진, 나는 그런 사진을 원한다.
나 같지, 않더라도?……
그래, 나의 詩가 그렇기를,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존재가 그렇기를!
나 같지 않더라도 아름답기만 하다면 그 사진은 나를 절멸에서 건져올리리라.
왜냐하면, 그걸 원한 사람이 바로 나니까.(아아아아아! ‘나’라는 것이여, 아주 사라져버려주지는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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