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깊이 읽기

황종연 엮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발행일 1999년 1월 26일 | ISBN 9788932010571

사양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60쪽 | 가격 13,000원

책소개

한국인의 삶을 그 구체적인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이해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던 소설가 김주영의 문학 세계와 인간 김주영에 대한 충실한 보고서이다. 제1부 ‘어느 야성의 인간과 문학’와 제2부 ‘소설 30년: 「휴면기」에서 『홍어』까지’에서는 김주영 문학을 곰곰이 접근하고 있으며, 제3부 ‘김주영의 이모저모’에서는 그의 인간적 채취를 진하게 맛볼 수 있다.

[책을 내면서]

김주영이 그의 소설에 세운 상상의 제국은 광활하다. 그의 제국은 역사적으로는 멀리 고려의 아득한 시간 속으로 뻗어 있고, 지리적으로는 민족의 자취가 남아 있는 모든 산하를 품고 있다. 달빛 아래 벌판을 떠도는 봇짐장수에서 도시 변두리의 애비 없는 아이에 이르기까지, 북간도의 바람과 싸우는 조국 잃은 백성에서 전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시골 아낙네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이름 모를 생명들은 그의 제국에 들어와 자신들의 애환 많은 이야기를 완성한다.

김주영 소설은 상상의 제국이면서 동시에 자유의 제국이다. 그곳의 주인은 정착한 사람이 아니라 편력하는 사람,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문화의 온갖 규범에 매이지 않고, 생명의 부름에 따라 언제든 길 위에 나선다. 집 있는 사람은 평안하나 어리석고, 집 없는 사람은 괴로우나 지혜롭다. 문화의 집을 나와 자연의 들을 유랑하는 떠돌이는, 생명이란 본래 역동적이고 자발적인 활력임을 육화하여 보여준다. 그 떠돌이의 지혜는 환란의 역사를 관통하는, 민중적 삶의 기층에 뿌리박은 인간 실존의 방식을 일깨운다.

김주영은 1971년 「휴면기」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이래 현대 한국의 걸출한 대하장편소설 가운데 하나인 『객주』를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세월에 걸친 그의 창작은 한국인의 삶을 그 구체적인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대표한다. 그가 70년대 소설에서 보여준 도시 산업 사회의 풍속에 대한 관찰과 풍자, 자전적 체험에 기초하여 만들어낸 그의 세대 성장소설의 전범들, 역사소설 장르에서 이룩한 민중 언어와 경험의 복원은 이미 많은 독자들로부터 관심과 호응을 받아왔다. 이 책은 김주영 소설에 좀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나아가 더욱 심화된 감상과 비평을 기대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이 책은 종래에 각종 지면에 실린 원고들과 새로 청탁하여 받은 원고들로 이루어졌다. 이미 발표된 평론의 경우, 의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론·작가론 형태의 글을 취했지만, 참조할 가치가 있는 글이 여기에 망라된 것은 아니다. 동일한 작품을 두고 씌어진 여러 편의 글 가운데 하나이기에 혹은 다른 작가나 작품을 함께 다루었기에 부득이 제외한 글 가운데에도 시사적인 것이 더러 있다. 예컨대, 권말 참고 문헌 목록에 제목만 나와 있는 김병익·김현의 글이 그렇다.

– 1999년 1월, 황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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