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시집에서 시인은 상품화된 언어의 해체를 통해 타락한 언어를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작업을 계속하면서 그것의 깊이를 더해 물신화된 현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생명의 이미지를 강하게 표출해내는 진정한 사랑의 언어를 탐색한다.
[시인의 산문]
조용하다. 아니 조용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다. 침묵이 요란하다.
*
말이 있었고, 권력이 있었다. 그러나 법보다 말이 먼저 있었다. 그래서 말은 인간적이다.
*
진리란 말 속에는 이상하게도 피냄새가 난다.
그냥 진리라는 말일 뿐인데도 말이다.
*
이 세상에 권력에 복종하는 자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권력도 없어질까? 천만에. 그렇게 되면 권력이 복종하는 종족을 어떻든 낳을 것이다.
*
벤야민은 다른 원전에 의한 인용구만으로 된 에세이를 써서 자기 저작에 대한 일체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해보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예술가였기 때문이다. 카프카를 대단찮은 소설가로 생각한 루카치와 다른 벤야민의 비밀.
*
길을 가다가 돌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길을 가다가 미친 듯이 뛰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곧 멈추고 싶을 때가 온다는 얄궂은 증거이다.
작가 소개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