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도의 질박하면서도 애상적인 전통의 가락에서 그 서정성을 되살리면서 그러나 그는 그 서정을 남성적인 한의 현대적인 표현으로 변형시켜 노래하고 있다. 그리하여 『꿈꾸는 섬』은 설움으로 점철된 토착 정서에 역사성을 부여하면서 재생의 꿈을 힘차게 노래한다.
[시인의 산문]
여름 장마에 맥없이 누워서 젖가슴을 풀어 흘리고 몸살을 앓던 無等이 지혜가 든 반백의 사내처럼 툭툭 불거진 잔 주름살을 드러내고 있다. 잘 마른 가죽 끈이 소리를 내듯 처서에 울고 백로에도 울고 한로에는 분명한 울림이란 우리 아기가 돌이 닥쳐서야 <어음마>라고 힘겹게 이 지상에서 최초의 한마디 말을 완성해내었던 그 감격적인 영혼의 소리일 것만 같다.
저 잔 주름살 밑에 괴어 있는 슬픔의 적요, 거기에는 백로의 날개짓과도 같고 웅덩이의 진물결과도 같은 지혜로움이 숨어 있다. 어떤날은 잘 영근 이마에 흰 머리칼 같은 운애가 흐르고 그것은 神이 최초로 완성품인 토기를 구워낼 때의 뜨거운 입김처럼 보이기도 한다. 결코 쫓기는 자의 뒷모습이 아니라 언제나 여유있는 폼, 시골집 우리 長兄과 같은 모습이다.
나는 대체로 이 도시 안에서 삶이란 자체가 의심스러워지고 어처구니가 없을 때는 슬슬 외곽 지대를 돌며 멀리 물러서서 無等을 바라보며 산다.
<조급하게 살지 말라. 남도의 하늘과 들과 바람처럼 살아라 그것이 南道風이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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