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초기의 시들에서 서러운 우리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보여주던 장영수는 이 시집을 통해 삶의 존재론적 고뇌에 젖어들고 또 그것과 싸움 싸우며 이겨내려는 노력을 보여 주면서 명징한 시선으로 이 세계에서의 살아감을 따뜻하게 수락하려는 의지를 고백한다.
[시인의 산문]
사람과 사람이 아무런 장애물에도 미혹 없이 그 침묵으로 더욱 따뜻하고 아름답게 빛날 때 그 깨가 세상에 도래할 때, 그 비슷한 때를 지나본 사람들은 알리라. 시가 우리에게 어떤 연유로 기록되는지를, 알리라, 그리고 또 홀로 아주 멀리, 깊이까지 가고자 할 때 모든 느낄 것들을 다 느낀 연후에 그 근본인 존재 하나와 더불어 아무런 장애 없이 흘러갈 때, 그 비슷한 때를 지나본 사람들은 알리라 시가 한 존재에게 무엇으로 남겨지는지를.
어떤 변명 어떤 방법 절차도 멀리한 곳에서 할 일들을 웬만큼 다 해놓은 연후에 또는 그 어느 한적한 도중에 또는 와중에 어디에서나 어느 때나 누구고 무엇이고간에 와서 향기로이 퍼져가는 그 속에 기꺼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이 땅과 스스럼없이 겹쳐지는 그 시간 속으로 자기를 해방시킬 만한 삶을 산 사람, 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굴까, 방랑자의 한 생애는 필경 끝날지언정 그 시의 숨소리들은 한사코 끝나지 못해함을 아는 사람은 또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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