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들의 옷』은 자연에 대한 도덕적인 투시와 그 세계를 시키는 문명적인 것에 대한 한탄을 대조시키면서 거기서 초월하여 참된 자아를 찾으려는 시인의 집요한 꿈을 노래하고 있다. 그 꿈이 이 시집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새의 비상의 이미저리이다. 시인은 이 세계 위로 날음으로써 이곳의 추악함 너머에 아름다움이 펼쳐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시집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여기서 시작된다.
[시인의 산문]
소나무는 소나무고 밤나무는 밤나무다.
역사는 때때로 소나무를 밤나무로 여기고 밤나무를 소나무라고 부른다. 이른바 가치관의 혼탁이 모든 사물의 정면과 후면을 뒤집어놓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시간마저 두서 없이 날아다닌다. 부산의 시간이 서울에 와서 돌아다니고 서울의 시간이 부산에 가서 방황한다. 그것이 기계를 타고 다니는 문명 사회의 호강인 듯싶지만, 어느새 사람마다 품고 있는 개성이 둔화되면서 누구든지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물질이 공간을 잃으면 환상이 된다. 환상은 하나의 거대한 공간을 차지한다. 그 공간의 일률적인 법칙이 나쁜 것이라면, 시인이 퍼올리는 환상이야말로 이미 왜곡된 현실이 후면을 건드려야 마땅하리라.
아직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는 문명의 이기를 부릴 줄 아는 기술에 있지 않고, 시인이 가진 저러한 감성의 부활을 믿는 까닭에서다. 상징의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소나무는 소나무고 밤나무는 밤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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