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이웃 사람들』은 그의 시 세계가 비판적 지식인의 고뇌와 결벽으로부터 이웃의 삶에대한 폭넓은 열림으로 움직여가고 있음을 선명히 보여준다. 그 움직임은 반인간적 세계와 상처받은 자아에 대한 냉소적인 응시로부터 그것을 감싸안으면서 살아냄에 대한 근원적 긍정으로 확장해가는 시인의 가열한 정신의 궤적이다.
[시인의 산문]
사람 사는 일의 나아짐이란 무엇일까. 그 나아짐은 엄밀한 뜻에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일까. 사는 일이 어려울수록 그에 따라 이상론, 낙관론들이 더 솟구쳐오른다. 그것들은 우리를 뜨겁게 그리고 들뜨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가 풀리지 않는 한 이상론은 텅 빈 소리로 울리다.
우리가 만든 추상적인 가치-정의나 선 등-들은 어쩔 수 없이 상대적인 것이어서, 그 가치들은 때로 맞은쪽에 선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억압이 되기도 한다. 서로 상대를 갖는 현실 안의 모든 일 또한 이와 같다. 어떻게 우리는 이 상대성을 떨쳐버린 절대의 가치에 이를 수 있는가. 그와 같은 가치는 실제로 있는가. 들뜬 낙관론보다 절망 속에 나는 할길 더 깊어져야 한다.
시에서의 성급한 당위론이나 낙관론이 만들어주는 공허함, 쓰디씀. 자신이 묻어 있지 않은 말과 론의 공허함. 말과 우리를 우격다짐으로 어딘가에 쑤셔넣으려는 안쓰러움. 쓰디씀과 안쓰러움, 부디 내 시에 약이 될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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