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섬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는 그의 여전한 제주도적 삶과 역사와 감수성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제 그의 세계는 보다 비극적이고 보다 보편적인 곳을 향하면서 그것들이 언어의 원숙성과 정서의 심원함으로 윤색되고 있다.
[시인의 산문]
앞으로도 종교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미움과 욕을 얻어먹기도 하고, 이따금 사랑도 받으며, 헬레헬레 살아온 내게 종교가 있었다면, 그것은 사랑이었다.
어린 날부터 절에서 만나는 부처는, 내겐 자비로운 모습이 아닌 무서움으로 다가섰다.
그리스도나 마리아 역시 내 모습과 다른 데서 무서움을 느꼈다. 그들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다른 면에서 두려움을 나는 느껴왔다. 그 두려움은 그들의 모습이 전혀 아닌 말씀 가운데 있다.
이제 나는 詩를 종교로 섬길 수 없음도 알았다. 나의 詩는, 내 삶의 한없는 발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삶이 나의 것으로 전혀 받아들여질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虛無의 바다 위에 무지개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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